[TV서울=신예은 기자] "제가 한 모든 작품에 로맨스가 있어서 저는 드라마로 사랑을 배운 것 같아요. 제가 잘하는 분야라는 점은 인정해요.(웃음)"
최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 주연배우 박민영이 '로맨스 퀸'이란 평가에 "과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7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진하경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였다"면서 "저랑은 너무 달라서 닮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고 혼자만의 싸움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기상청 최연소 과장 진하경 역을 맡은 박민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그녀의 사생활' 등에서 보여줬던 러블리함과는 사뭇 다른 커리어우먼이자 연인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보여줬다.
박민영은 "일에 치여 사는 인물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웃음기를 최대한 빼고 건조한 톤을 만들고자 자신을 밀어붙였다. 회사 밖에서는 완벽한 하경이가 무너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애교스러운 장면이 나오도록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민영 표 로맨틱코미디는 거기서 거기라는 평도 있는데 저는 끊임없이 노력했다"면서 "앞으로도 지금의 틀 안에서 디테일을 살려가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상청 사람들'은 국내 드라마에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기상청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기상 변화에 민감한 기상청 직원들의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민영은 "기상청 직원들의 말투와 용어를 습득하는 데 꽤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처음에는 외계어 같았는데 어려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버벅거리게 돼 결국 공부하다 보니 나중엔 제가 (용어를) 이해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기상청 직원분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쉴 새 없이 화면을 보며 관측을 하셨다"면서 "그들의 노고를 알고 나니 기상청에 대한 인식이 '왜 이렇게 날씨를 못 맞혀'에서 '우리나라가 관측하기 어려운 지형이구나'로 바뀌었다"고 했다.
안방극장에 설렘을 선사했던 송강과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송강이라는 사람은 순수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한데, 그 순수함이 굉장한 무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점에서 이시우라는 캐릭터와 부합해 (송강을) 시우로 느끼고 대하게 됐다"고 공을 돌렸다.
두 사람의 높은 '케미'(케미스트리·호흡) 덕분에 '기상청 사람들'은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각지에서 인기를 얻으며 '플릭스 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TOP) 10에 들기도 했다.
박민영은 "해외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걸 보고 한류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몸소 느꼈다"면서 "이 시대에 배우를 하고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로맨스가 아닌 다른 장르에 대한 갈증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물론 갈증이 크지만 로맨스 작품 속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의 의견도 존중한다"고 말했다.
"예전엔 '왜 이런 역할만 자꾸 들어오지?' 생각하면서 연기 변신을 꿈꿨어요. 지금은 제가 이 안에서 충분히 발전하고, 더 깊이 있고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액션도 해 보고 싶고, 악역에도 꼭 도전해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