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서울시가 최근 잇따르는 리튬배터리 화재와 관련해 배터리를 장착한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별 화재 관리 방안을 내놨다.
시는 지난 8일, 전기버스, 지하철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된 대중교통에 리튬배터리 화재 진압 전용 D형 소화기를 확충하고, 충전시설과 주차장에는 방재시설을 설치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는 ‘리튬배터리 화재 관련 교통분야 안전관리 및 사고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리튬배터리는 화학 반응성이 높아 화재에 취약하고 연쇄 폭발로 진압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물과 직접 접촉할 경우 발열·폭발 등을 일으켜 마른 모래나 D형 금속 소화기로 꺼야 한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하철역사 내 리튬배터리 장착 모터카는 34대, 전동차는 484대다. 전기 시내버스는 1,402대, 전기 마을버스는 302대, 전기택시는 6,793대로 집계됐다.
이외에 전기버스 공영차고지 19곳, 법인택시 차고지 53곳, LPG 충전소 3곳, 공영주차장 54곳 등 관련 시설이 있다.
시는 교통수단별로 맞춤형 화재관리 방안을 시행한다. 우선 최근 화재가 난 지하철역사 내 리튬배터리 장착 궤도모터카는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디젤엔진 방식으로 변경 운행하기로 했다. 또 D형 소화기를 운영 모터카에 전량 배치한다.
앞서 이달 1일 새벽 지하철 3호선 도곡역과 대치역 구간 하행선 선로에 있던 궤도모터카에서 불이 나 연기가 발생했다.
다행히 차량 운행 전이라 교통대란이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하공간에서 불이 번졌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사고였다.
내년 3월까지는 리튬배터리함 내부 온도를 감지해 일정 온도 이상 발열시 전용 소화액을 배출하는 자동소화설비와 배터리룸 내 소화용 질식포 자동설비장치 등 소방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말까지 '리튬배터리 화재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공유하고, 철도차량용 배터리 기술 기준 제정 등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향후 1,700여 대의 전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도 D형 소화기를 비치하고 운수회사별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안전 운행환경을 조성한다.
전문업체의 정기 점검을 통해 현장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화재 시 신속한 초동 조치가 가능하도록 철저한 운전자 교육에 나선다.
버스 충전시설 관리도 강화한다.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하고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과 관계기관 연락, 주변 차량 분산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정기 합동 훈련도 한다.
전기택시의 경우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화재 예방과 현장 대처 교육을 집중 진행한다.
전용소화기 구매 비용도 지원해 안전망 확보를 돕는다.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의 경우 대여업체의 기기 보관창고와 충전장 등을 현장점검한다. 이달 중 대여업체를 전수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한다.
이 밖에 PM 관련 법률 제정 때 배터리 충전시설 설치 및 안전 기준 조항이 포함되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차량 주차 시설 내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공영주차장 전체에 5개 법정안전시설(물막이판, 질실소화덮개, 열화상카메라, 층수용 급수설비, 상방향 직수장치) 외에 전기차 화재진압용 대형 소화기 등 조기 진화에 필요한 소방방재 시설을 우선 설치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대중교통 시설 사전 점검 강화를 통해 화재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조기 진화를 위한 대응 방안까지 촘촘하게 마련해 시민이 대중교통을 더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