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신민수 기자] 한국 여자탁구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은 '영혼의 콤비'였던 전지희(전 미래에셋증권)와 복식조가 해체되면서 새 파트너를 찾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신유빈은 현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 '싱가포르 스매시 2025'에 소속팀 선배인 이은혜와 여자복식 호흡을 맞춰 참가했다.
하지만 첫 실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유빈-이은혜 조는 4일 열린 대회 여자복식 본선 1회전(32강)에서 세르비아의 사비나 수르잔-이사벨라 루풀레스쿠 조에 1-3(11-8 5-11 9-11 3-11)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지난해 12월 전지희가 한국 국가대표를 반납하면서 더는 전지희와 호흡을 맞출 수 없게 된 신유빈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첫 성적표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었다.
신유빈-이은혜 조는 첫 게임을 11-8로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2게임을 5-11로 내준 뒤 3게임과 4게임도 내리 져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신유빈과 이은혜 모두 오른손잡이여서 왼손 전지희와 손발을 맞출 때보다 동선이 자유롭지 않은 데다 함께 훈련한 시간도 많지 않아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소속팀 차원의 실험이었지만, 국가대표팀에서도 고민은 여전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이달 26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담금질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훈련 과정에서 신유빈의 복식 파트너가 자연스럽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유빈은 작년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때 전지희와 함께 복식 8강에 올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5월 17∼25일·카타르 도하) 복식 출전권을 따냈다.
신유빈이 복식 파트너를 전지희에서 다른 선수로 바꿔도 세계선수권 티켓은 유효하기 때문에 대표팀 안에서 새로운 복식조를 구성해야 한다.
다행히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석은미 감독은 역대 최고 수준의 복식조 출신이다.
석은미 감독은 대표 선수 시절 이은실과 듀오로 나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동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수확했다.
석 감독은 진천선수촌 훈련 기간 신유빈의 복식 파트너를 바꿔가며 테스트를 해 최상의 조합을 찾아낸다는 구상이다.
복식은 왼손-오른손이 조합을 이루는 게 동선상 유리하지만, 전지희를 대체할만한 왼손잡이 선수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게 고민거리다.
지난 달 열린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 관문을 통과한 선수 가운데 왼손 선수는 김성진(삼성생명)과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가 있다.
대표적인 왼손 선수인 최효주(한국마사회)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4위에 올랐지만, 귀화 선수 제한 규정(2명)에 걸려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국내외 대회 성적을 반영한 종합랭킹 순위에 따라 귀화선수인 이은혜와 주천희(삼성생명)가 자동 선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석은미 감독은 대표팀 훈련을 통해 신유빈의 파트너를 낙점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대표 선발전을 찾았던 석은미 감독은 "전지희 선수가 빠져 복식조를 구성하는 데 고민이 크다"면서 "훈련 과정을 지켜보면서 최고의 조합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