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곽재근 기자] 작년 말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올해 들어 다시 상승 전환했다.
연초 아파트 거래가격이 오르는 상황이었는데도 서울시가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단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20%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며 0.29%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오른 것이다.
실거래가지수는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의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실거래가지수가 오른 것은 당월 거래가격이 이전 거래가보다 높은 금액에 팔린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해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고,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관리 명목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면서 10월은 보합, 12월은 하락(-0.29%)하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숨통이 트이고 거래가 살아나면서 실거래가 가격이 다시 상승했다.
특히 수요층이 두터운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0.40%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월 중순 시민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검토 사실을 언급한 뒤 집값 상승과 투자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상승 거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매매 시장이 꿈틀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시장에 후행하는 단순 지표만 보고 서둘러 토허제를 해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아파트값 주간 동향은 서울이 작년 말까지 이어지던 상승세를 멈추고 1월까지 4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동남권 다음으로는 성북·광진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의 실거래가지수가 0.33% 올라 두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또 용산·종로구 등의 도심권이 0.27%,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있는 서북권이 0.17% 올라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지역과 영등포·양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0.26%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2월에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말까지 신고된 2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잠정치는 0.02% 오르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월 12일 토허제 해제 이후 거래량이 늘고, 가격 상승폭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최종 지수 상승폭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과 달리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23% 하락했다.
인천(-0.21%)과 경기(-0.06%) 지역의 하락세가 지속됐고, 지방은 0.50% 하락해 전월(-0.38%)보다 낙폭이 커지는 등 약세가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