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최근 충북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이 횡령, 음주운전, 성범죄 등 잇단 범법 행위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4월 현재까지 충북도 인사위원회를 통해 견책 이상의 징계가 의결된 도내 공무원은 총 16명에 이르는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징계 수위별로는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고 5년간 공무원 임용을 제한하는 최고 수위의 징계인 파면이 2명이다.
이어 해임 1명, 강등 2명, 정직(1∼3개월) 9명, 감봉(1개월) 1명, 견책 1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횡령과 음주운전 등의 일탈 행위로 물의를 일으켰다.
청주시 소속 6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파면된 A씨는 가상화폐 등에 투자하려고 공금에 손을 댔다.
A씨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약 6년간 45회에 걸쳐 기부금, 공적 단체 자금, 세출예산 사업비, 지방 보조금 등 자신이 관리하는 예산 총 4억9천716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시장 직인을 무단 날인해 시청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공금 횡령에 사용하기까지 했다.
범죄 행각이 드러나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그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제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이던 B씨도 횡령으로 파면됐다.
옥순봉 출렁다리 관련 세입 업무를 담당한 B씨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징수한 입장료 8천400여만원을 빼돌렸다.
그는 횡령한 입장료를 전액 변제했지만 공직자 신분을 잃은 것은 물론 재판정에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 청주시 공무원 C씨는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직원들에게 과지급된 복리후생비 등을 모아 반납하기로 하고선 수개월간 자신의 통장에 보관하고, 공과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는 등 공금 유용 의혹이 제기돼 8급에서 9급으로 강등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진천군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직원 2명이 잇따라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곳 7급 공무원에서 해임 처분된 D씨는 지난 1월 20일 오후 2시 20분께 진천군 진천읍의 한 하상도로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단속 당시 D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3%였다.
이전에도 한 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D씨는 평소 불성실했던 근무태도까지 더해져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진천군의 5급 공무원 E씨는 지난 2월 7일 오전 0시 24분께 청주시 오창읍의 한 골목길에서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1%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충주시 소속 6급 공무원 F씨는 미성년자 상대 성매매를 한 혐의로 입건돼 직위 해제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3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아파트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충주시는 수사 결과 그의 범죄 행위가 확인되면 곧바로 징계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이처럼 공직자들의 잇단 비위를 두고 시민단체는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일주의와 반복되는 미봉책을 원인으로 꼬집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부패의 대중화를 우려할 수준이 돼 버렸다"며 "그동안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땜질식 처방만 계속해 왔기 때문에 이런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문화를 다잡고 반복되는 부정부패를 차단하려면 단체장의 비리 척결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간의 잘못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형식에 그치지 않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