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 최명길 의원, "한수원, 지진 당시 40년 前 안전 기준 적용"

2016.10.13 10:46:51

[TV서울=나재희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 을)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수원은 최근 기준은 무시한 채 만들어진지 40년도 더 된 지진 안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진 안전과 관련해 월성원전 1호기는 1983년에 원전을 지을 때 적용했던 '1974년 판 미국 규제지침'을 아직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미국 규제지침은 이미 1997년에 개정됐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반영한 국내 기준(경수로형 원전 규제기준 및 규제지침)2011년도에 새로 제정된 바 있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새로 만들어진 기준을 따르지 않고 40년도 더 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새로 개정된 지침에 의하면 원전은 '자유장에 설치된 지진계측기 값'을 기준으로 '원전운전 정지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경주 지진 때는 이 지침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장에서 계측된 값을 적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에 지침이 개정됐지만 한수원은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규제기준을 만들어만 놨을 뿐 이를 적극적으로 적용시킬 의지 없이 모든 것을 한수원한테만 맡겨 놓았다. 지진과 관련한 안전 기준 이외에 다른 부분도 별반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원전에서 규제기준 따로 실제운영 따로 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의원실의 지적에 대해 규제당국은 국내 기준이 마련(2011)되기 전에 건설된 원전에 대해서는 미국의 규제지침(1974년 판 미국 규제지침)이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기준을 따르도록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의원실에서 직접 확인해보니 미국 규제지침도 이미 1997년도에 개정(1997년 판 미국 규제지침)이 된 상태였다. 그리고 국내 기준 또한 이 기준을 준용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런데도 규제당국은 엉뚱한 해명을 했다. 개정된 미국 지침이나 이를 따라 제정된 국내 지침을 모두 무시한 채 한수원이 40년 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도 규제당국은 별다른 조치 없이 이러한 상황을 방치해 두고 있었다.

이번 경주지진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월성 1호기는 자유장에 설치된 지진계측기가 아예 없었다. 40년 전 미국 규제지침(1974)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변의 다른 원전의 경우 자유장에서 계측된 값이 건물 안에서 계측된 값보다 평균적으로 40% 정도 모두 높게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한수원에서 발표한 월성 1호기의 지진계측값(0.0981g)은 자유장의 정확한 계측값보다 40% 정도 낮았을 확률이 높다.

새 기준대로 월성 1호기 자유장에 지진계측기가 설치돼 있었다면 운전정지 기준인(OBE) 0.1g 이상의 값이 측정됐을 것이고 그에 따라 '원전 운전 즉시 정지'와 함께 '백색비상 발령' 등의 조치들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수원은 건물 내 지진계측값을 기준으로 4시간을 허비한 후에야 원전 운전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규제지침 마련 전에 건설된 원전은 미국 규제지침을 따르도록 돼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원전 운영사가 미국 규제지침을 준수하지 않아도 규제기관은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안전 규제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것이다.

한수원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자체 규정인 비정상절차서(비정상1-26150A)를 따르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미국 규제지침과 한국 규제지침에 명시돼 있는 자유장 지진계측값에 따른 원전운전 정지 여부 결정내용이 어디에도 없다. 40년 전 내용만 적혀있을 뿐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 절차서를 사전에 검토했으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원전 안전 규제기준이 실제 현장에서는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도 원안위는 이를 문제 삼고 있지 않다. 원전 안전을 철석 같이 믿고 있는 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다. 지진 관련 규제지침뿐만 아니라 전 부분에 걸쳐 원안위와 한수원이 규제지침을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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