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고 폐업하거나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 사태에 처한 '키코(KIKO) 사태'가 은행들의 사기극이라는 정황을 담은 검찰의 수사 보고서가 공개됐다.
박용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2010년 당시 키코 사태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수사보고서에는 제일은행 본점 딜러와 지점 담당자의 통화 내용이 담겨있으며 키코 거래의 초기값이 제로 코스트라고 보여주라고 대화한다. 키코가 선물환보다 40배 가까이 이득이 나니 그쪽으로 투자를 유도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았지만 사기죄로 기소하지 않고 면죄부를 줬으며 금융당국은 기업이 환투기를 욕심내다 손해를 본 사건으로 몰아갔다는 지적이다.
박용진 의원은 “키코 사태는 2010년 738개사가 3조 2000억원의 손실을 본 대표적인 금융사고”라며 “키코 사태가 은행의 사기극임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왔는데 금융당국에서는 전면 재조사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당시 사건에서 감독원이 전면적 조사를 했는데 새로 드러난 사실의 조사는 금감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대법원 판결은 키코가 불공정하지 않다고 나왔다”며 “만약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재심사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3일 대정부질문 경제 분야에서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키코 사태야말로 대표적인 금융권 적폐 사례”라며 재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을 주문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법무부장관과 협의해 재수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