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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권성동, 엿개 만에 또 고개 숙여

  • 등록 2022.07.27 15:28:51

 

[TV서울=나재희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로 지칭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가 노출되면서 또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 인식의 일단이 확인된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과 동시에 윤 대통령과의 사적인 문자 메시지를 노출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일단 원내지도부는 문자 메시지 공개의 후폭풍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표 징계에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은 확대해석이라는 것이다.

 

권 대행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했다.

 

권 대행은 지난 20일에도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자신의 '9급 공무원'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며, 지난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권 내 내홍과 국회 원구성 지연과 관련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한 바 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잘 이끌고 와준 데 대한 격려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이 나타난 것"이라며 "대통령이 당무에 관여했다든가 그런 측면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징계에) 윤심이 작동했다는 것은 다 추측"이라며 "지도부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얘기하다 사적으로 오고 간 이야기에 대해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청년의꿈 홈페이지에서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 관련 질문에 "대통령도 사람"이라는 한 줄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등에 '윤심'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뒤숭숭한 당내 상황이 쉽사리 정리될지는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개된 문자 메시지를 보면 당 지도부가 용산(대통령실)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거나, 용산의 하명을 수행한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보지 않겠나. 지금이라도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와 성장통을 어찌 내부총질이라고 단순화 할 수 있나"(박민영 대변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싫어했다는 소문이 원치 않은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 유감스럽다"(김용태 최고위원) 등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시사평론가 장성철 가톨릭대 특임교수는 SNS에 "'다름'이 '틀린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생각이 그렇다면 이 정권은 망했다"며 "'박근혜의 배신의 정치', '윤석열의 내부총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권 대행의 리더십을 문제삼는 기류도 감지된다.

 

원내대표 취임 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 9급 공무원 발언, 윤 대통령과의 문자 메시지 공개 등이 이어짐에 따라 구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당장 지도체제 교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당헌당규상 조기전당대회를 치를 수 없는 상황에서 혼란 없이 지도체제를 교체할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공부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내부총질' 파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어떤 경위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자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정진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소이부답"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내부총질' 당사자로 추측되는 이준석 대표는 울릉도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며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적었다.

 

'그 섬'은 여의도를, '이 섬'은 울릉도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 공개 파문을 에둘러 저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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