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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내가 정한 길로 가라"…호르무즈 정상화에 미·이란 동상이몽

미국, 자유항행 복원 촉구 vs 이란, 통제권 유지한 개방 고집
이란에 전쟁배상·억지 수단…협상 때 원유동맥 쟁탈전 예고

  • 등록 2026.05.07 10:10:08

 

[TV서울=이현숙 기자]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서두르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발 에너지 대란이 얼마나 빨리 완화할지가 지구촌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 해법에 관해서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간극이 커 향후 협상이 본격화한다고 해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 대이란제재 해제를 골자로 양해각서를 추진한다.

 

미국과 이란은 양해각서가 체결되면 세부 실행 마련을 위해 30일 동안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호르무즈, 핵 프로그램, 대이란제재 등 3대 의제는 개별 사안이 아니라 하나가 다른 것들의 지렛대가 되는 복합적 난제다.

구체적 말하면 이란 핵 프로그램, 대이란 제재에 대한 견해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란은 군사 자산이 전쟁으로 초토화하자 고물가를 부채질해 미국 여론을 흔드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최후 억지 수단으로 삼는다.

미국으로부터 군사 위협 중단, 경제를 옥죄는 해상 봉쇄와 제재 해제를 보장받지 않으면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작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협상 동향을 보면 이란은 억지 수단으로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약화하지 않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협상 촉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을 완화하더라도 언제라도 즉각적으로 봉쇄를 복원할 체제를 구축하려는 심산이 관측된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개방하더라도 통제권은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위협이 사라지면 이란의 규칙에 순응하는 선박들에 안전한 통할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그간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억지뿐만 아니라 전쟁 배상금을 받아낼 수단으로도 주목해왔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당 부분이 자국 영해라며 주권을 행사해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할 새로운 규제까지 만들어 공표했다.

해협의 최단 구간은 35㎞ 정도인데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에 따르면 해안선부터 12해리(약 22㎞)까지 영해를 설정할 수 있다.

오만이나 아랍에미리트 연안은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은데 이란 연안은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어 대형선박 운항에 적합하다.

이란은 주요 항로가 자국 영해나 군사기지가 있는 섬 근처에 있어 주권을 내세워 실력행사에 나서는 데 지정학적 이점을 지닌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이 같은 호르무즈 해협 사유화 야심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통로로 특수 지위를 지니는 까닭에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얘기다.

유엔 해양법 협약은 선박이 국제 항행용 해협을 연안국의 제지를 받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통행권을 보장한다.

국제법을 떠나서라도 이란이 언제라도 글로벌 경제와 미국의 여론을 움직일 수단을 확보하도록 미국이 방치할지 의문이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휘발윳값 급등 탓에 올해 중간선거 목전에 표심이 악화해 걱정이 크다.

미국과 이란의 근본적 입장차는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방식을 논의하게 될 30일간 세부 협상에서 큰 걸림돌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벌써 미국은 이란이 부설한 기뢰의 위험을 들어 이란의 영향력이 덜한 대체 항로를 이용하라는 권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미군은 해군이 몇주 동안 기뢰를 제거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이란에서 멀리 떨어진 항로를 이용하라고 상선들에 지시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선박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효과적 통항로 열고 있다"며 "선박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 조처를 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단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을 완화해가면서 이란이 지닌 지정학적 이점을 점차 약화해가겠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원유의 20%가 지나는 무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협상이 진전될수록 더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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