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김선일 객원기자] 충북 괴산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숙소 건립을 추진하면서 여러 차례 사업 계획을 변경해 졸속행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신뢰도를 잃고 있다.
23일 괴산군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돼 올해 단기 고용이 가능한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외국인을 3∼5개월씩 장기 고용하는 기존의 계절근로자와 달리 하루 단위 노동력 수급이 가능해 규모가 작은 농가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은 오는 4월께 공공형 계절근로자 30명이 들어오면 이들을 성불산 산림문화휴양관 임시숙소에 머물게 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이 사업 확대를 위해 근로자 전용 숙소 건립도 추진한다. 군은 애초 폐교된 제월초등학교(괴산읍 제월리)를 매입해 건물을 철거한 뒤 숙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군의회로부터 공유재산 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예산안에 41억원의 사업비를 반영했다.
하지만 작년 군의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폐교 매입시 공사기간이 오래 걸리고 예산도 많이 든다며 인근의 민간 숙박시설을 매입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다.
군이 책정한 숙박시설 매입비는 31억원이다. 일각에서 매입하려는 숙박시설(200여명 수용 가능) 규모가 지나치게 커 특혜 시비가 우려되는 데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는 문제 등이 지적됐으나 군의 의지대로 계획은 변경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민 반발이 불거졌다. 인근 주민들이 외국인의 잦은 왕래에 따른 생활 피해 등을 우려하자 군은 또다시 입장을 번복, 대제산업단지(괴산읍 대덕리) 카드를 들고 나왔다.
공단 내 여유부지에 50명을 수용하는 숙소를 짓기로 하고 다음 달 2일 의원 간담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곳은 앞서 검토된 장소보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거 환경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A씨는 "공공시설을 지을 때는 목적이나 활용도, 여론 등을 충분히 살펴야 하는 데도 괴산군이 예산절감에만 초점을 맞춰 일을 밀어붙이다 보니 번번이 스텝이 꼬이고 있다"며 "갈팔질팡하는 사이 행정의 신뢰도만 땅에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군 관계자는 "계획 수립 단계서 여론 수렴 등이 부족했지만, 더는 미룰 수 없는 사업"이라며 "대제산단을 최적지로 보고 있으며 의회와 주민 동의를 구한 뒤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