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유재섭 대전본부장] 충남도의회가 농촌 지역의 신선 식품 공급 시스템이 무너지는 '식품 사막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24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이연희(서산3·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도의원과 교수, 유통업계 관계자, 공무원 등은 '농어촌 쇼핑 약자를 위한 이동형 슈퍼마켓 정책 연구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 사막은 신선한 식료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너무 멀리 있는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1990년대 영국 학자들이 스코틀랜드의 취약 계층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용어다.
연구모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에 프랜차이즈 편의점 7천249개가 있다. 서울에 426개 행정동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1개 동에 약 17개 편의점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국 행정리 가운데 73.5%는 식료품 소매점이 없어, 차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심지어 차를 타고 한 시간 이상을 가야 식료품 소매점이 있는 행정리(섬 제외)도 전국에 14곳이다.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행정리 비율이 90% 이상인 시·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도 6곳이다.
다행히 정부와 지자체에서 식품 사막화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7월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충남도의회도 2022년 연구모임을 통해 이 문제를 지적하고 이듬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 조례'에 지자체가 식품 사막화에 대응하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담았다.
연구모임은 식품 사막화가 지역 주민 건강이나 인구 소멸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중앙 정부와 충남도가 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남의 경우 청양·계룡 지역 행정리에 소매점이 없는 마을 비율이 90%가 넘고, 공주·부여·논산·서천 등은 80%가 넘는다.
이들 지역은 교통 약자로 분류되는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오일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주민 건강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연구모임은 우려한다.
연구모임은 또 농민들이 식품 산업체계에서 자신의 노동과 생산물에 대한 권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국내에서는 식품 사막화라는 용어보다 '식품 소외'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냈다.
연구모임은 식품 소외 현상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실정에 맞는 이동형 슈퍼마켓을 도입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연희 의원은 "농어촌 지역은 대중교통도 열악한 데다 식료품점이 사라져 거동이 불편한 '쇼핑 약자' 노인들이 두부 한 모, 달걀 한 줄 구입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런 현상을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지원 방향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