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김기명 경남본부장] 경남 사천에서 일명 '떴다방'으로 불리며 고령층에게 건강식품 등을 비싸게 판매한다는 민원이 잇따라 행정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사천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역에서 '떴다방'을 운영하는 일당이 늘었다는 민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떴다방은 공짜 선물이나 공연으로 노인을 유인한 뒤 값싼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속여 팔거나, 질병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 광고해 고가에 판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시는 민원을 접수할 때마다 단속을 벌여 현재까지 떴다방 5곳을 단속하고 이 중 2곳은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그러나 떴다방은 노인들 외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해 실질적 단속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떴다방은 보통 고령층을 불러 모을 모집책과 상품을 거래하는 판매책, 사람들을 회유하는 바람잡이 등 4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지역 내 일반 식품판매점을 거점으로 노인들을 불러 모은 뒤 휴대전화 등을 사전에 수거해 증거 사진이나 영상을 찍지 못하게 막는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에 나서더라도 한동안 잠적한 뒤 다른 거점으로 옮겨 다니며 불법 판매 행위를 이어가기 때문에 현장을 덮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처음부터 상품을 팔지 않고 공짜 선물이나 효도 관광, 기기 체험 등을 미끼로 심리적 벽을 허문 뒤 상품을 비싸게 팔기 때문에 피해당했는지를 인지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그나마 시에 단속된 사례는 판매거점에 구기자로 만든 차의 효능을 치매에 좋다는 등 과대광고한 현수막을 버젓이 걸어두었다거나, 인터넷으로 상품을 파는 등 온오프라인으로 증거를 남겨 적발할 수 있었다.
반면 대다수 민원은 현장에 가더라도 이미 철수해 자취를 감춰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는 단속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 경로당 등을 돌며 주 피해자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떴다방 관련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사천에서 최근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서부경남 일대가 고령화 등으로 노인 인구가 많아지며 이와 같은 불법행위에 취약해진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 관계자는 "올들어 떴다방 관련 민원이 늘어나 단속과 예방교육 등에 집중하고 있으나, 철저한 분업화로 운영하는 떴다방을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사천만이 아니라 고령층이 많은 서부경남 전역에 활개치는 것으로 보이는 떴다방은 취약계층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행위인 만큼 예방과 단속을 꾸준히 이어가 근절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