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기도 화성의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희생자와 전날 밤 발생한 서울시청 앞 교통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배터리 산업과 같이 다양한 화학물질을 활용하는 산업은 기존 방식으로는 진화가 어렵다"며 "화재 유형과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더 과학적인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피해 상황과 대응 상황을 점검해보니 안타까운 점이 적지 않았다"며 "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위험 요인도 복잡하고 달라졌는데 소방 기술과 안전의식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규제와 처벌만으로 산업안전을 지킬 수 없고, 화학물질의 특성에 맞는 소방 기술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여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며 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과기정통부 등 관계 부처에 협업을 지시했다.
아울러 "배터리는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전기차, 휴대전화와 같이 국민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행정안전부가 중심이 돼 배터리 안전관리 실태를 원점에서 철저하게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하고, 상반기 수출이 2018년 이후 최대 흑자를 달성했음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이 국가경쟁력 순위와 수출 증대로 확인된 만큼 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혼인 건수가 지난해 동월보다 25% 가까이 증가하고, 4월 기준 출생아 수도 작년 같은 달보다 증가한 점을 소개하면서 "그 어떤 소식보다 반가운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고 국민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저출생 극복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희망을 볼 수 있다"며 "가정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널리 공유되고 출산을 친지와 가족뿐 아니라 국가사회가 함께 축하해주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비상사태인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글로벌 적극 외교가 곧 민생"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적극 외교는 국내 정치적으로 표 계산에만 골몰하는 게 아니다"라며 "외교 지평을 넓혀 우리 기업과 국민이 국제무대에 더 많이 진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국정 기조인 글로벌 적극 외교와 민간 주도 자유시장경제, 사회적 약자 복지를 국회와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가 자유 경쟁에 근거한 경제 발전을 추진하면서도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이 있다면 손잡아 일어날 수 있게 돕는 것 또한 국정 운영 기조"라고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정부는 올해 저소득층 생계급여를 4인 가족 기준으로 21만 원 증액했는데, 이는 5년간 생계급여를 총 19만6천 원 인상한 문재인 정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