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박양지 기자] 지난 상반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커들에 의해 도난당한 가상화폐 피해액도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리서치업체인 TRM랩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해킹에 따른 가상화폐 절도 규모가 13억8천만 원(약 1조9천억 원)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피해액 6억5,700만 달러(약 9천억 원)의 2배 이상이다.
상반기 피해 규모 상위 5건의 절도액 합계가 전체 피해액의 70%가량을 차지했다.
단일 피해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일본 거래소 DMM비트코인의 비트코인 4,500개로, 이는 3억800만 달러(약 4,264억 원)에 해당한다고 TRM랩스는 밝혔다.
해커들의 절도는 개인 열쇠나 시드 코드(가상화폐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암호화된 숫자)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많았다.
TRM랩스 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안 측면에서 해킹 피해액을 키울만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으며, 공격 횟수나 공격 경로가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면서 범죄를 저지를 동기가 커졌고 피해평가액 규모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대형 거래소 FTX 파산 등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대체로 3만 달러선을 밑돌았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는 등의 호재 속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3월 사상 최고치인 7만3,797 달러를 찍었고, 최근 조정을 통해 5만9천 달러선으로 내려온 상태다.
TRM랩스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2022년 절도 규모는 9억 달러(약 1조2천억 원)가량이며 이 가운데 6억 달러(약 8천억 원) 이상은 북한 해커들이 연루된 온라인게임 '엑시인피니티' 해킹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