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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로공단 굴뚝 사라졌어도…그녀의 '미싱'은 오늘도 돌아간다

  • 등록 2024.09.14 10:16:19

 

[TV서울=곽재근 기자] "봄만 되면 붉은 장미들이 화사하게 피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곳저곳에서 이야기하곤 했죠. 근데 지금은 이렇게 높은 빌딩들로 가득 찼네요. 여기서 일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지금은 사람답게 살고 있을까요."

구로공단 출범 60주년을 일주일 앞둔 지난 7일 서울 금천구 가산로데오거리. 강명자(62)씨가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 잠시 눈을 감았다.

강씨는 열여섯 나이에 상경해 이곳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며 가족을 뒷바라지했던 1980년대 전형적인 '공순이'였다. 지금도 베테랑 미싱사로 일하고 있는 그녀와 함께 40년 전 청춘을 보냈던 구로공단을 둘러봤다.

구로공단은 1964년 9월 14일 수출산업공업단지개발조성법이 제정되면서 '국내 1호 국가산업단지'로 만들어졌다. 봉제와 가발 등 경공업 공장이 이곳에 밀집해 '수출 한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번영의 이면엔 수많은 이들의 피땀이 서려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공장 노동자들의 터전이었던 구로공단은 조세희의 베스트셀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 됐고, 민주화운동에 나선 수많은 대학생이 모여든 '의식화' 현장이기도 했다.

소작농의 딸이었던 강씨는 일자리를 찾아 고향인 전남 나주에서 상경했다. 낮에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밤에는 공부하고 싶었던 그녀는 1982년 피복류 제조·판매업체인 대우어패럴에 취업하며 구로공단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하루 10시간 근무는 기본이고 새벽 5시까지 철야도 부지기수였다. 쪽방이 빼곡한 '벌집' 숙소에서 고단에 지친 몸을 달랬다. 강씨는 "생리대를 갈 시간도 없어 어린 여공들이 피 냄새를 풍기며 일했다"며 "잠을 쫓기 위해 타이밍(각성제)을 사 먹거나 커피믹스 가루를 봉지째 입에 털어 넣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여공들의 노동력에 힘입어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이 가능했지만 사회에서 되돌아온 것은 '공순이'라는 경멸 섞인 시선이었다.

배꼽티를 입고 고고장을 즐기던 '날라리 언니' 강씨가 현실에 눈을 뜬 건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자) 언니가 건네준 '전태일 평전'을 읽고부터였다.

 

근로 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고 노동자 권리를 위해 몸을 불사른 전태일은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로 남았지만, 현실은 여전했다. 강씨는 "밤새워 책을 읽고 목이 메어서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나온 수프를 먹을 수 없었다"고 했다.

강씨는 1984년 조직된 노조에서 사무장을 맡았다. 남자 직원에게 여러 차례 머리를 잡히며 구타당했고 이듬해에는 다른 노조 간부 2명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때리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조를 시작했어요. 할당량을 못 채웠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머리 쥐어박는 게 싫었어요. 미싱이 고장 났다고 말하면 고쳐주겠다며 여자들 옆에 와서 성추행하니 함부로 말도 못 했죠."

대우어패럴 노동자들이 강씨 등의 구속에 항의해 파업에 돌입하자 구로공단 내 다른 기업 노조의 연대파업이 들불처럼 번졌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동맹파업인 '구로동맹파업'의 시작이었다.

강씨는 지난해 회사와 정부로부터 노조 탈퇴와 사직을 강요받아 인권이 침해됐다며 당시 노조원들과 함께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강씨는 "노조 활동을 하며 당한 폭력 탓에 상처받고 지금은 연락이 끊긴 '식구'들도 많다'"며 "'우리의 행동이 정당했고 국가와 회사의 탄압이 불의였다'는 사실을 인정받아 그 친구들의 마음의 응어리라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출소 뒤 생계를 위해 새 직장을 찾으려 구로공단을 전전했지만 면접관은 '블랙리스트'를 꺼내 들기 일쑤였다. 강씨는 "화사한 봄날 면접에서 떨어지고 울던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도 봄바람이 싫다"고 했다.

구로공단은 이제 첨단 지식산업단지 G밸리로 바뀌어 고층 빌딩들이 들어선 지 오래지만 강씨의 재봉틀은 오늘도 돌아간다. 강씨는 현재 공단 인근의 영세 작업장에서 비정규직 미싱사로 일하고 있다.

강씨는 "구로공단에서의 치열했던 기억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만약에 스무 살의 강명자를 만난다면 '그냥 네가 마음먹은 대로 하라'고 격려해주고 싶어요. 제가 만든 작품에 제 이야기를 집어넣는 '미싱 박사'라고 자부합니다. 그저 맹목적이고 수동적으로 산 것이 아니라 이 세상과 더불어 사는 것을 추구한 삶이었어요."


'캄보디아 스캠범죄 설계자' 프린스그룹 천즈 체포... 중국으로 송환

[TV서울=변윤수 기자] 캄보디아 대규모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의 천즈(38)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7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캄보디아 당국이 천 회장과 쉬지량, 샤오지후 등 중국 국적자 3명을 체포해 중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초국가 범죄 소탕을 위한 협력으로 지난 6일 체포 작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즈의 캄보디아 국적은 지난해 12월 국왕 칙령으로 박탈됐다고 덧붙였다. 넷 피억뜨라 캄보디아 정보장관도 블룸버그 통신에 보낸 질의·답변에서 수개월에 걸친 중국 당국과의 공조 작전으로 천즈를 비롯한 중국인 3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온라인 도박과 통신 사기 범죄 국제 사회 척결은 국제 사회의 공동 책임이고, 중국은 캄보디아 등 국가와 적극 협력해 국경을 넘는 통신 사기 범죄를 단속해 뚜렷한 성과를 거둬왔다"며 "중국은 캄보디아를 포함한 주변 국가와 법 집행 협력 강도를 높여 인민의 생명·재산 안전과 역내 국가 왕래·협력 질서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캠 범죄단지는 동남아 전

서울시, 민간임대주택 금융지원 강화·규제완화 강력 건의

[TV서울=곽재근 기자]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계층과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정부의 수요 억제책 여파로 매매시장을 넘어 전월세시장 전반에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민간 임대를 통해 주택공급 숨통 틔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민간임대주택은 41만 6천호로 전체 임대주택의 20%에 달한다. 민간임대주택은 6~10년 장기임대, 5% 전월세 인상률 제한,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로 전세 사기 위험 없이 안정적 거주할 수 있어 그동안 전월세시장 안정화에 기여해왔다. 특히, 민간임대주택의 80%는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로 1~2인 가구, 서민, 청년, 신혼부부의 주요 거주공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실제 2024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임차로 거주하는 청년가구중 비아파트 거주비율이 82.8%였다. 하지만 정부가 9.7 대책에서 매입임대사업자의 담보임대인정비율(LTV)을 0%로 제한해 사실상 신규임대주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현금 100%가 필요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0·15 대책이 발표되면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어 종부세 합산배제 대상에서 매입임대가 제외되면서 임대사업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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