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김상철 본부장] 행정 편의적인 방위(方位)식 명칭인 인천 서구의 새 이름을 찾기 위한 공모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서구에 따르면 내년 1월 자치구 명칭 변경을 위한 공모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서구는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조사와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후보 명칭을 정한 뒤 세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인구 63만의 서구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검단 지역을 분리해 검단구를 신설하고 나머지 지역의 서구는 그대로 둔다.
시와 서구는 이번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서구 이름을 지역 특성에 맞게 바꿀 방침이다.
인천 10개 군·구 중 현재 동서남북 이름을 사용 중인 중구와 동구는 영종구와 제물포구로 명칭 변경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서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새 자치구 이름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단구 분리 이후 남은 서구 지역 가운데 상징성과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청라구'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구의 옛 지명을 활용해 '서곶구'로 명칭을 정하자는 의견도 있다. 서곶은 서쪽으로 길게 뻗은 해안을 의미해 지역 정체성과 역사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해넘이 명소로 알려진 정서진에서 착안한 '정서진구'도 거론된다. 정서진은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이르는 육지 끝 나루라는 의미다.
이밖에 '연희구'·'서해구'·'국제구' 등의 의견도 함께 오르내리고 있다.
자치구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주민 김모(35)씨는 "지역 주민이 서구라는 명칭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부작용은 없을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는 지명 고유의 가치를 회복하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명칭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구는 1988년부터 동서남북 방위식 명칭을 사용했지만, 인천의 계속된 도시 확장에 따라 실제 방위와 맞지 않는 모순을 안게 됐다.
실제로 인천에서 서구보다 분명하게 동쪽에 위치한 자치구는 계양구·남동구·부평구 정도여서 명칭의 대표성이 모호해진 측면이 있다.
게다가 인천은 물론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광역시에서 모두 서구라는 명칭을 사용 중이어서 지역을 혼동할 우려도 있다.
서구는 2026년 7월 검단구 분구에 앞서 주민 의견 수렴과 명칭 공모,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명칭 변경을 인천시에 건의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시의회 의견 청취 후 행정안전부에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서구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의견을 수렴해 가장 적합한 명칭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