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김남균 기자] 혼잡한 도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차선을 줄이겠다는 영등포구의 역발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구는 최근 영등포역 앞 영중로를 한 차선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로 폭을 줄여 교통량을 줄이겠다는 것. 교통이 혼잡하면 도로를 넓혀야 한다고 흔히 생각하게 되는 상황에서, 영등포구의 이러한 계획은 ‘재미 있는 시도’로 인식되어 주요 언론들의 보도 소재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전혁 전 국회의원이 영등포구의 이러한 시도를 본 받아 “대학로도 줄이자”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여기서 ‘대학로’란 지명이 아니라, ‘대학으로 가는 길’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대학을 줄여 대학입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조 전 의원은 3월 17일 한 인터넷언론에 게재된 “영등포 차선 축소? ‘대학로’도 줄여보자!”란 제목의 글에서 “요즘 영등포 구청이 재미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항상 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등포 신세계 앞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선을 줄이겠다는 겁니다.”라며 “일견 ‘이건 말이 안 된다’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해외의 몇 개 도시에서의 사례에 따르면 차선을 줄이면 오히려 체증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얼핏 역설 같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설명도 가능할 듯 합니다”라며 “즉 사람들은 차선이 줄어들어 체증될 것을 예상하고 그 도로 대신 우회도로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이런 작용들 때문에 외국의 도시에서 성공사례가 만들어진 것 아닌가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운을 뗀 조 전 의원은 “우리나라의 고등교육도 심각한 ‘체증’이 있다는 측면에서 영등포 앞 도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라며 “‘대학로(?)의 체증’인 셈이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최근 좀 줄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여전히 80%를 넘습니다. 도로로 따지면 아마 왕복 16차선 정도는 되는 넓은 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대학에 가야한다는 대학진학 강박증도 ‘너무나 넓은’ 대학진학의 기회 때문은 아닐까요? 만약 이 대학로를 왕복 8차선이나 4차선 정도로 줄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 개인적인 감으로는 대학진학의 체증을 줄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는 “최근 들어 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굳이 대학에 진학해야 하나? 굳이 대학진학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라며 “이런 변화를 가속하기 위해서 대학로의 차선을 줄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밝혔다. /김남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