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권태석 인천본부장] 인천경찰청이 2019년부터 추진 중인 송도경찰서 신설 방안이 6년째 지지부진하다.
명색이 국제도시인데도 송도에는 지구대 2곳만 있어 향후 인구 증가와 각종 행사 개최로 계속 늘어날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지구대만 2곳 있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경찰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2019년부터 추진했다.
송도국제도시에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면서 관할 연수경찰서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연수서 소속 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인구는 773명으로, 전국 평균 391명과 비교하면 2배 수준으로 많다.
이는 2019년 448명이던 연수서 경찰관 정원이 조금씩 늘어 지난해 508명이 됐는데도 연수구의 인구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2019년 36만6천명이던 연수구 인구는 송도국제도시 인구 증가로 올해 39만7천명이 됐다.
이 기간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15만5천명에서 20만9천명으로 5만명 넘게 증가했지만, 연수구의 나머지 인구는 21만명에서 18만8천명으로 2만명 넘게 줄었다.
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는 2030년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26만명에 달하고 연수구 전체 인구도 47만명까지 늘 것으로 추산됐다.
더구나 송도국제도시에는 녹색기후기금(GCF)과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 15개 국제기구가 있어 해마다 대규모 행사가 자주 열린다. 안전과 교통 관리를 담당하는 경찰의 업무 부담이 큰 곳이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포스코건설 등 대기업 본사뿐만 아니라 연세대와 한국뉴욕주립대 등 대학 캠퍼스가 송도국제도시에 많고, 마라톤 대회나 록 페스티벌 등 대형 축제도 자주 개최된다.
소방 당국의 경우 이미 2017년 송도소방서를 신설했고, 행정기관인 연수구청도 지난달부터 송도국제도시를 담당하는 제2청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송도국제도시를 특별자치구로 만들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연수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매립으로 송도국제도시가 계속 커지면서 출동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민원인들도 연수동에 있는 연수서까지 오려면 차를 타고 와도 30분 넘게 걸려 불편을 토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천경찰청이 5년 전부터 신청한 송도서 신설안은 경찰청 자체 심사나 행정안전부 심의를 번번이 통과하지 못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과 함께 치안 수요 분석 결과 등으로 인해 계속 송도서 신설안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정원·조직 관리 규칙'에 따르면 경찰서는 1∼3급지로 나뉜다.
1급지 경찰서는 보통 25만명 이상을 관할하고 광역시나 도청 소재지에 설치된다. 2급지는 15만명 이상 25만명 미만을, 3급지는 15만명 미만을 관할한다.
2017년 개서한 인천 논현서와 2026년 문을 열 인천 검단서 모두 1급지로 현재 20만9천명인 송도국제도시 인구와 비슷한 22만명을 담당한다.
그러나 경찰서 신설은 인구뿐만 아니라 치안 수요와 예산 등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에 인천경찰청이 송도서 신설안을 내년에 다시 신청한다고 해도 정부 심사를 통과할지 알 수 없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서 한 곳을 신설하려면 정부 심사를 통과한다고 해도 토지 매입 후 설계와 시공까지 하는 데 5년 정도 걸린다"며 "송도국제도시의 인구 증가세와 치안 수요 등을 고려해 지금이라도 신설 계획이 확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도서를 지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송도서 신설안이 정부 심사를 통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