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변윤수 기자] 제2세종문화회관의 건립 계획 추진 변경과 관련한 이슈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가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려 지역 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토론회는 김영주 국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갑)과 제2세종문화회관 주민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정태‧김형진)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정선희 구의회 의장과 구의원들, 양민규 전 시의원, 윤준용 전 구의회 의장 등 대책위 관계자 및 지역주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사, 경과설명, 주제발표, 지정토론, 질의 및 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이번 토론회 개최 이유에 대해 “제2세종문화회관은 문래동 기부채납지(문래동3가 55-6)에 건립하는 것으로 지난 10여 년간 추진되어온 사업이다. 2020년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1년말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영등포구의회 및 서울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을 거치는 등 그간 문제없이 추진되어 왔다”며 “그러나 2023년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여의도공원으로 사업부지를 변경해 추진하는 것으로 발표하면서 지역주민 등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경 추진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지자체 차원에서의 공론의 장이나 설득 과정이 전혀 없었던 바, 주민의 요구로 주민단체와 김영주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관해 이러한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공개토론회와 관련해 주민단체가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이 공개적인 설명 및 토론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두 지자체에서는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추운 날씨에도 관심을 갖고 찾아주신 많은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종로에 있는 세종문화회관과 서초동에 있는 예술의전당은 운영에 있어선 적자이기 때문에 서울시와 정부예산으로 메꾸고 있지만, 양 기관으로 인해 두 지역에는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수입이 매우 많고, 이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문화공연장으로 인해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지고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제2세종문화회관이 생긴다는 것은 우리 영등포의 미래에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오늘의 기회를 통해 주민 여러분께서 그동안의 상황을 소상하게 듣고 많은 의견을 제시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연 주민대책위원회 운영위원(영등포구의원)의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사업 관련 경과 보고 후 진행된 1부 주제발표에서 먼저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 조성의 문제점’이라는 발표를 통해 “제2세종문화회관이 여의도 북단으로 입지를 변경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한강변이기 때문이다. 여의도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을 여의도공원으로 유입시키려는 전략”이라며 “여의서로가 가로지르고 있는 여의도공원과 한강공원을 제2세종문화회관을 통해 억지로 이어보려는 발상은 성공할 수 없다. 또, 서울시는 사업비를 정하지 않고 디자인공모부터 한 다음 사업비에 맞게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는 현식적인 행정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디자인 혁신 1호 사업인 노들섬 사업의 추진 경로를 따라가 결국 실패할 것이다. 아울러 여의도공원 전통문화의 숲을 훼손하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의 의미와 당위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정태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전 서울시의원)은 “제2세종문화회관은 20여 년간 방치됐던 산업시대 공간을 문화거점으로 조성해 서울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증진하고, 이를 통해 지역 문화 균형과 도시공간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확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10여 년 동안 이루어져온 방림방적 부지 서남권 제2세종문회회관'이 설계공모를 앞두고 여의도공원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오로지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라는 전시행정의 간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졸속계획과 전시행정에 의한 치적 쌓기 사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영등포구민과 서남권 서울시민의 꿈이었던 제2세종문화회관이 원래 진행하던 대로 문래동 방림방적 이적지에 건립되어 서울시와 영등포가 문화도시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2부 지정토론에서 서남권 제2세종문화회관 타당성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을 비롯해, 박순종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홍성용 NCS lab 대표건축사, 이태곤 작가, 전승관 영등포구의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제2세종문화회관의 여의도 이전 계획은 무리한 계획이며, 노들섬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질의 및 답변 시간에 주민들은 ▲타당성 조사부터 중앙투자심사에 이르기까지 1년 안에 끝내는 것이 가능한가? ▲노들섬의 전철을 밟지 않고 제2세종문화회관 이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구유지에는 구 소유 건물만 지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질의를 했고,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타당성 조사에서부터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착공에 이르기까지 1~2년 내에 통과하기 어려우며, 제2세종문화회관 여의도 이전은 노들섬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원안대로 문래동에 건립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제2세종문화회관이라는 건물(하드웨어)을 넘어 문화향유와 지역발전을 위해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소프트웨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