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신민수 기자] "이 앨범에는 순도 100% 제가 하고 싶은 것만 담았어요. 제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취향과 장르를 모두 반영했습니다."
어릴 적 살던 동네 풍경을 떠오르게 하는 아련한 시티팝부터, 긴장감을 불어넣는 강렬한 기타 연주가 함께하는 뮤지컬 음악까지….
그룹 비투비의 이창섭은 33년간 채워온 사진첩을 차례로 넘기듯 첫 정규 앨범 '1991'의 수록곡을 소개해나갔다. 그는 과거의 기억부터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현재, 다가올 미래까지 앨범에 기록했다.
이창섭은 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1집 '1991'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온전히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채우고 싶어 일부러 다른 장르를 담으려 했다"며 "'1991'은 제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의 집약체"라고 말했다.
'1991'은 이창섭이 솔로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는 정규 음반이다. 자신이 태어난 1991년부터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서 비로소 단단해진 마음을 표현했다.
더블 타이틀곡 '삼삼'(33)과 '올드 타운'(OLD TOWN)을 비롯해 뮤지컬과 록 사운드를 섞은 '기사도', 선공개곡 '희망고문' 등 총 12곡을 수록했다.
자신의 나이에서 제목을 딴 '삼삼'은 과거를 돌아보며 깨달은 내용을 바탕으로 '매 순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곡이다. 뮤직비디오에도 스케이트보드 선수를 꿈꿨던 유년 시절 등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올드 타운'은 애틋한 감성으로 추억을 회상하는 시티 팝으로 레트로한 피아노 연주와 리드미컬한 드럼 연주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창섭은 "'올드 타운'은 과거형, '삼삼'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올드 타운'은 추억과 과거를 이야기한다면 '삼삼'은 언젠가 만날 또 다른 나를 떠올리며 현재를 살아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4월 성대 부상 악화로 앨범 발매를 미루고 음악 활동 휴식기를 가졌던 그는 수록곡 '골든 아워'(GOLDEN HOUR)에 당시의 마음을 풀어내기도 했다. 팝 펑크 장르의 멜로디에 힘든 순간을 이겨내서 더 강해질 것이라는 포부를 담았다.
이창섭은 "한창 목이 아팠을 당시를 떠오르며 일부러 힘차게 불렀다. 수록곡 모두를 좋아하지만, 특히 더 마음이 가는 노래"라며 "원래 소리가 나오지 않아 우울과 좌절을 정통으로 느꼈던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현재 목 상태에 관해서는 "현재도 완치된 상태는 아니고 회복하는 중"이라며 "부상 이후 좋아하던 술도 끊었다. 나날이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미니음반 '마크'(Mark)로 솔로 데뷔한 이창섭은 가수 활동은 물론 뮤지컬과 단독 예능에서 끼를 보여주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간 비투비 활동에 집중했던 그는 처음으로 발매하는 솔로 정규앨범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창섭은 "노래 전체가 제 목소리로만 채워졌다는 사실이 지금도 신기하게 느껴진다"며 "솔로 가수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도 느끼고 있다. 멤버 여섯 명이 분담하던 것을 오롯이 짊어지려니 힘들지만, 그 무게를 이겨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로 가수로 첫발을 뗀 이창섭은 이번 앨범으로 자신의 가능성과 그릇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가수 활동 휴식기 동안 노래를 향한 열정이 쌓였다는 그는 연말 솔로 콘서트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이 앨범으로 스스로 땅에 발을 디딘 솔로 가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솔로로서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