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변윤수 기자] 5년 동안 개신교 계열 교회 합창단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20대가 탈출하자 납치·감금한 교인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들 중에는 피해자의 어머니와 언니도 있었다.
20대 초반인 A씨는 이 교회 소속 합창단 단원으로, 10대 후반부터 5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8월22일 규율을 어기고 탈출했다. 역시 해당 교회에 다니다 그만둔 친구의 집에 피신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언니, 다른 교인들은 A씨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어머니와 언니 역시 교인이었다.
A씨를 수소문하던 이들은 이틀 후 새벽 서울 관악구의 길거리에서 A씨를 발견했다. 양팔과 몸을 잡아 제압한 뒤 승합차에 강제로 태워 합창단 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32분 동안 감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저항하자 교인 B씨는 욕설을 하며 '하느님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착한 기숙사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은 B씨 등에게 해당 행위가 불법임을 알리고 이들을 분리했고 A씨는 다시 관악구 친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A씨 어머니와 언니 등이 다시 친구 집으로 몰려왔다. 특히 어머니와 언니는 문을 두드리면서 A씨의 이름을 부르며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감금·공동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의 어머니(55)와 언니(27), B(40)씨 등 교인 6명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동생활하는 기숙사·합창단으로부터 이탈한 피해자에게 합창단 활동을 강요하기 위해 저지른 범행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고 용서받지 못했다"며 "다만 피고인들은 모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