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일단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민께서 원하고 아는 분들도 원했다"며 "여러 국가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9일 국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잠룡' 중 선두를 유지하는 데 대해 "국민의 뜻을 굉장히 무겁게 생각한다"며 "제가 원해 밀어달라고 한 게 아니고 우리 안타까운 정치 현실과 국민의 답답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수개월 동안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보수 진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선 공약에 관해 묻자 "국난으로 경제도 어렵고 국민이 굉장히 힘들어한다"며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함)을 위해 온 정치권과 국민이 단합해 국난을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이 발전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입당 절차를 언제 밟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당과) 상의해야겠지만 특별한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다시 한번 안타까움을 표명하면서 파면 이후 따로 만나거나 소통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저를 임명해줘서 노동부 장관이 됐고 복귀하길 바랐는데 파면돼 매우 안타깝다"며 "(윤 전 대통령과) 소통해서 출마하고 이런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계엄을 찬성한 것은 아니고 국민이 힘드니 복귀하셨으면 하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윤 전 대통령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엔 "그건 뭐 좀, 아마 뵐 수 있는 시간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우리 권력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것을 어떻게 고쳐나가는 게 맞는지 많은 헌법학자가 고민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개헌론이 많다"며 "국민의 뜻이나 국회와 국민 투표 등 여러 가지가 합의돼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 과정을 저는 존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제가) (경기)도지사 때 (성남)시장했던 분이니 개인적으로 잘 안다"며 "성남지역에 있어서 저도 활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돌아가신 형님, 형수님도 다 안다. 제가 아는 것 이상으로 국민이 잘 느끼고 계신 듯하다"며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장관 퇴임식에 참석한다.
1951년 9월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김 장관은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1971년 전국학생시위로,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두 차례 제적됐다.
제적 후 청계천 피복공장에서 재단보조공으로 근무하고 전국금속노조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동운동에 깊숙이 관여해 1970∼1980년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15대부터 3차례 연속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2006년과 2010년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노동자 출신 정치인이지만 정치인 시절 보여준 강경 보수 성향 발언 등으로 노동계의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