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은 국민과 함께 호흡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억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적극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미래세대가 현재의 평화로운 삶에 대한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그분들을 기념하는 행사에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5년도 광복 80년을 맞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획된 세 가지 보훈문화행사는 그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형식적으로 단순한 기념행사에서 벗어나 국민의 일상 속으로 보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적극행정의 실천이었다.
첫 번째는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을 활용한 ‘메모리얼 하이킹’ 행사(4.26.)다. 참배 중심의 현충원 방문을 넘어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묘역을 걷고 의미 있는 묘역과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하며 역사와 교감하는 하이킹 형식으로 기획되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직접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건함과 일상, 교육과 체험이 조화를 이루며 공유되는 기억의 가치를 일깨운 행사였다.
두 번째는 한국실용음악협의회와 함께한 ‘서울인디뮤직 페스티벌’(6.28.)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계기로 미래세대인 초‧중‧고등학교 학생 그룹, 대학 실용음악학과 인디밴드 등이 독립군가와 현재의 군가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여의도한강공원의 무대에 올렸다. 인디음악과 K-pop 스타일로 편곡된 곡들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독립과 호국의 역사를 음악과 함께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마지막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썸머비치(부제:광복에 풍덩 빠지다)’(7.19~8.9.) 행사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복판에서 조성된 물놀이 공간과 함께 시민참여 이벤트는 무더운 여름 속 도심형 광복80년 축제로 주목받았다. 특히 국가보훈부 기관 캐릭터를 활용한 보보 슬라이드‧포토존, 프라이빗 빌리지, 광복군 태극기 서명 이벤트 등 다양한 광복80년 콘텐츠가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들 행사는 모두 치열한 고민 끝에 전통적인 ‘기념행사’의 틀을 넘어 참여와 체험 중심으로 기획된 적극행정의 결과물이다. 미래세대의 눈높이에 맞추고 문화와 일상의 소재로 보훈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누구나 편안하게 마주하고 재미있는 문화축제로 한 걸음 더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 적극행정의 실천이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