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UFC 여자 플라이급에서 활약 중인 알렉사 그라소(30·멕시코)는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각별하게 아끼는 선수다.
복싱을 기반으로 해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다가, 출중한 외모까지 겸비해서다.
많은 팬은 그라소와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벨(43)이 닮은꼴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즈니 '겨울왕국' 안나 역으로 유명한 벨은 배우와 성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러나 그라소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딱 잘라서 "벨과 닮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나는 알렉사 그라소이자 UFC 파이터"라고 했다. 외적인 부분이 아닌 파이터로 평가받고 싶다는 의지다.
그라소는 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릴 UFC 285에서 발렌티나 셰우첸코(35·키르기스스탄)와 여자 플라이급 타이틀전을 치른다.
과거 밴텀급(61.2㎏)에서 뛰던 셰우첸코는 UFC에 여자 플라이급(56.7㎏)이 생기자 곧바로 체급을 옮긴 뒤 9연승을 이어간다.
플라이급 타이틀 방어만 7차례 성공해 최강의 챔피언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최근 4연승으로 여자 플라이급 5위까지 올라와 타이틀전 기회를 얻은 그라소는 철저한 언더독(스포츠 경기에서 약자)이다.
하지만 그라소는 "이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훈련해 왔다"며 "셰우첸코는 대단한 선수이자 인간이지만, 그런 상대를 이긴다면 더욱 흥분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챔피언 셰우첸코는 도전자 그라소에게 복싱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친절하게 조언하기도 했다.
"그건 사실이다"라고 순순히 인정한 그라소는 "물론 펀치만으로 이기고 싶지만, 더 많은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이 경기는 완벽하고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UFC에서는 멕시코 출신 선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브랜던 모레노(30)는 남자 플라이급 챔피언이 됐고, 야이르 로드리게스(31)는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
그라소는 "우리는 멕시코 전사들이다. 어떤 순간이든 최선을 다한다.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하려 한다"는 점을 비결로 꼽았다.
옥타곤에서 내려오면 그라소는 넷플릭스로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고, 케이팝을 즐기는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워낙 한국을 좋아해 2019년 UFC 부산 대회가 열렸을 때 김지연(34)과 대결을 희망했을 정도다.
당시에는 맞대결이 무산됐지만, 결국 2020년 김지연과 만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그라소는 "나는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기서 싸우는 거로 생각했다"며 웃었다.
한국 문화를 접한 계기는 드라마다. 그라소는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두게 됐다. 정말 깨끗한 곳이고, 도둑질도 없고 모든 게 질서정연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러고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사내 맞선'을 재미있게 봤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라소는 "진심으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응원해줘서 정말 고맙고 모두에게 인사하고 싶다"며 자신의 첫 타이틀전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