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신민수 기자]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익숙한 멜로디가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졌다.
음악과 함께 '핑크 가드' 수십명이 대열을 맞춰 등장했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모습 그대로였는데, 손에는 총 대신 악기가 들려있었다. 트럼펫을 불고, 드럼을 치면서 핑크 가드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며 지나가던 시민들도 잠시 멈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퍼레이드가 시작되기 전부터 세종대로 대로변은 부채질하면서도 행진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연신 까치발을 들고 기웃거리는 시민들로 이미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이날 열린 '오징어 게임 피날레 퍼레이드'는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퍼레이드에서는 주인공 성기훈의 참가 번호인 456번이 적힌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이들이 동요 '둥글게 둥글게'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돋웠고, 초대형으로 제작된 '영희'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며 오싹한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퍼레이드의 마지막 인원까지 모두 서울광장까지 도착하자, 뒤이어 '팬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 행사에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우선 시즌1에 출연했던 반가운 얼굴들, 박해수, 정호연, 김주령, 아누팜 트리파티, 이유미가 무대에 올랐다.
정호연은 "이렇게 오랜만에 배우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뭉클하다"고 말했고, 박해수는 시즌3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시즌1을 했기 때문에 너무 마음 아프게 봤다. 마지막에 기훈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뒤이어 시즌2의 주역들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전석호, 최승현, 이서환, 원지안이 차례대로 관객을 만났다.
배우들은 서울광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몰려든 인파에 놀란 듯,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하늘은 "제가 제 인생에 언제 이런 무대에 올라 보겠느냐"며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고, 박성훈은 "너무 많은 분이 와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고 실감이 안 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 이병헌이 큰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섰다.
황 감독은 시리즈를 마무리한 소감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제 모든 것을 바쳤던 작품이라서 끝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는 한데,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하기도 하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이제 진짜 피날레라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얼마 전에 해외 홍보 활동을 하면서도 계속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났는데, 여기 오니까 이제야 그런 기분이 든다"고 웃어 보였고, 이병헌은 "우리나라 영상문화 역사에 가장 큰 획을 그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게 뜻깊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피날레 이벤트는 넷플릭스와 서울특별시가 공동주최하는 '2025 K콘텐츠 서울여행주간 오징어게임 퍼레이드' 행사로,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