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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만학도가 동료 수험생들에게…"수능 못 봤더라도 낙담 말길"

  • 등록 2025.11.15 11:14:08

 

[TV서울=변윤수 기자] "어렵긴 어렵더라고요, 힘들고. 그래도 후회 없이 봤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만학도 서혜숙(77)씨는 수능 이튿날인 14일 마포구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시험은 잘 치르셨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학력인정 평생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학생인 서씨는 이 학교의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이다.

중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 정도로 공부를 곧잘 했다는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학교 대신 일터에 나가 집안 살림을 보태다 결혼해 주부로 살던 중 2023년 말 만학도를 인터뷰한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을 보고 그길로 일성여중고를 찾아 입학했다.

 

배움의 열정이 가득했지만 수능을 치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수시에 합격해 부담감이 덜하고, 탐구영역을 보지 않아 오후 2시 30분쯤 귀가했는데도 극심한 피로가 몰려왔단다.

서씨는 "사실 손주도 이번에 수능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끝난 뒤 '잘 봤냐' 연락했더니 '할머니, 저는 잘 봤다'고 씩씩하게 말하긴 하더라"며 "직접 시험을 보니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십분 이해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료' 응시생들에게 "시험을 잘 못 봤더라도 낙담하지 말길 바란다. 열심히 살면 길은 열리더라"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만학도 수험생 유안순(68)씨에게도 수능은 쉽지 않았다.

 

유씨는 '여자가 무슨 공부냐'는 가부장적 분위기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공부 대신 가방공장 일부터 치킨집 운영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삶을 살아온 그는 성당 지인의 소개로 일성여중고를 알게 돼 2022년 입학했다고 한다.

이번 수능에 도전하면서는 다른 수험생에게 음식 냄새로 피해를 줄까 봐 찰밥과 김, 과일 등으로 점심도 단출하게 쌌는데, 그마저도 긴장한 탓에 많이 남겼다.

유씨는 "(수능이) 이렇게 어려운 줄 비로소 알았다"며 "마흔 넘은 큰아들이 오래전 수능을 봤는데, 전화해서 '그때 엄마가 몰라서 미안했다, 고생 많았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중학교가 집과 너무 멀어 가지 못해 학업을 접었다가 4년 전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한문을 공부하던 사람에게 소개받아 2022년 일성여중고에 입학했다는 최봉금(71)씨도 긴장한 탓에 새벽 2시 30분에 깬 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최씨는 "뿌듯하고 좋은 경험이었지만 떨리기도 했다. 아이들이 얼마나 고생스러웠을지 싶어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어린 수험생들에게 "젊을 때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면서도 "다만 책도 많이 읽고, 체육도 하고, 영화도 보고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과정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로 수능시험을 치렀지만, 진작 수시 합격을 했다. 서씨는 백석예술대 사회복지 전공에, 유씨와 최씨는 한성대 호텔외식경영학과 등 여러 곳에 합격해 캠퍼스 생활을 앞두고 있다.

서씨는 "면접에서 '왜 지원했느냐' 묻기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곳이라길래 왔다'고 했다"며 "할 수만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일을 하고 싶고, 또 영어 회화를 배워 베트남에 있는 아들과 영국에 있는 딸도 자유롭게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최씨는 "(기왕이면) 사회복지 쪽을 배워 가족도 더 잘 돌보고, 봉사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안씨는 명지전문대 부동산경영과에도 지원해 합격했는데, 공부가 너무 어려울까 망설여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안씨에게 공부는 즐거운 일이다. 그는 "살면서 가장 즐거운 일이 늦게나마 학교를 다니는 것이었다"며 "지식을 쌓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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