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권태석 인천본부장] 불법 중국 어선에 부과하는 벌금을 현재보다 5배 수준으로 대폭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해양경찰청은 불법 중국 어선에 부과하는 벌금을 최대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불법 조업에 대한 타 국가의 벌금 수준을 고려하고, 부당이득의 철저한 환수를 위한 조치다.
현재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는 무허가 대상 어선에 약 100만달러(약 15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불법 어획물 가치의 5∼8배의 액수를 벌금으로 징수한다.
벌금 상향에 맞춰 담보금 역시 상향 조정된다.
재판 전 어선·선원 석방을 위한 담보금은 현재 어선 규모에 따라 1억5천만∼3억원 사이에서 차등 부과되고 있지만, 관련 규정 개정 이후에는 선박 규모에 상관 없이 최대 15억원으로 통일할 방침이다.
검찰이 부과하는 담보금을 납부하면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선장과 선박은 곧바로 억류에서 풀려나 본국으로 돌아가고 이후 형사 절차는 약식으로 진행돼 선장 또는 기타 위반자에 벌금형이 내려진다.
벌금을 납부하면 담보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벌금 미납 땐 담보금은 국고에 귀속된다.
해경청은 과징금 도입 방안도 한때 검토했지만 실익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과징금의 경우 통상 불법 이득과 비례해 산정하기 때문에 벌금보다 더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어 해경청은 경제적 제재 효과가 더욱 강력한 벌금 상향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벌금과 담보금 상향 조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경청 업무보고에서 "10척이 넘어와서 1척 잡혔을 때 10척이 같이 돈 내서 물어주면 사실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10척이 모아서 내기도 부담스러울 만큼 벌금을 올려버려서 강력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경청은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한 '경제수역어업주권법' 개정안의 향후 논의 과정에서 해양수산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벌금과 담보금의 상향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다소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경의 중국 어선 나포 실적을 보면 2019년 115척, 2020년 18척, 2021년 66척, 2022년 42척, 2023년 54척, 2024년 46척에 이어 작년에는 57척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어선 담보금 납부액 역시 2020년 13억1천만원, 2021년 55억9천만원, 2022년 17억8천만원, 2023년 36억1천만원, 2024년 45억4천만원에 이어 작년에는 51억4천만원으로 늘어났다.
장인식 해경청장 직무대행은 "처벌이 이익보다 무겁게 작동해야 재범을 끊을 수 있다"며 "우리 바다의 질서를 흔드는 불법 조업에 대해서는 '잡혀도 남는 장사'가 되지 않도록 처벌의 실효성을 확실히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