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생후 3개월만에 미국에서 생모와 헤어진 브라이스 스미스(Brice Smith)가 25년만에 한국에서 어머니와 재회했다.
주한 미공군에 복무하던 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버지니아 햄튼 랭글리 지역 공군기지에서 태어난 브라이스 스미스.
그러나 어머니는 극심한 향수에 시달리던 끝에 브라이스 스미스가 태어난지 석달만에 한국으로 돌아갔고 그로부터 연락이 두절된다.
이후 펜실베니아 남부 시골도시에서 자라면서 17살에 힘과 안정의 원천이었던 할머니를 여의게 된다.
브라이스 스미스는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남아프리가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로스쿨에 합격해 그곳 난민법실습소에서 빈민층과 약자를 위해 일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심각한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되면서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휠체어를 타야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자 미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 펜실베니자 주의 입법부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브라이스 스미스는 어머니 없이 자란 이들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 문제도 너무도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떨어진 채 어머니의 존재조차 잘 알지 못하고 살아온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머니를 찾고자 결심하게 된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페이스북의 계정 수백 개를 찾아보고, 전 미국 대사, 전 한국공군 군인, 미국 상원 의원, 유엔 직원, 등 지인과 네트워크를 모두 동원해 연락해보았지만 어머니를 찾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언론과 경찰, 영사관 및 대사관 쪽에서도 전쟁 고아나 실종 아동, 입양아의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또한 어머니 쪽의 동의 없이는 개인 정보를 함부로 유출할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이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서울글로벌센터에 연락한 브라이스 스미스는 영어 상담원 최윤선 대리(여, 26세)와 이메일 등을 통해 어머니의 혼인관계수리증명서를 재발급 받는다면 어머니의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게 되고 마침내 서울시청에서 국제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게 되면서 어머니를 찾게 됐다.
서울시는 브라이스 스미스가 어머니를 찾는데 도움을 준 서울글로벌센터를 21일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윤선 대리는 “처음에는 어떻게 도우면 될지 막막했는데 몇 개월간의 노력 끝에 수십 년 동안 떨어져 지냈던 가족이 만나게 돼 매우 기쁘고,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주민을 위해서면 적극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브라이스 스미스는 “어머니를 포기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때 서울글로벌센터가 정말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움을 줘서 어머니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며,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2008년 개소한 서울글로벌센터는 10개 언어 상담원이 상시 대기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평균 110건 이상의 전화 및 방문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거주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 창업 및 무역 강좌, 명절행사 등 다양한 교육과 문화교류 사업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고경희 외국인다문화담당관은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만 40만명으로 서울시는 이들의 서울살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 가족을 챙기는 것처럼 외국인주민들을 지원해 서울 생활에 대한 편의와 서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