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공 :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인터넷 유해정보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유해사이트 차단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사진)은 10월 21일 “현재 학교와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해사이트 차단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이 유해정보에 노출되기 쉬우니, 현재 유해사이트 차단 시스템에 대한 보다 세밀한 검토와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산전문가와 확인해 보았더니, 저소득층지원 PC의 유해사이트 차단율이 겨우 1%로 심각했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조손 또는 한부모 가정 등으로 인해 PC 사용 지도에 한계가 있고,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손쉽게 유해 환경에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는 부모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강력한 차단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 등 15개 시·도 교육청(대구, 광주 제외)에서는 40억 원의 예산을 편성, 올해 처음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인터넷 통신비와 함께 유해사이트 망차단 서비스를 유상 지원하고 있으며,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학생들은 약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유해사이트 망차단 서비스는 유해사이트만 차단할 뿐, 돌봄의 손길이 거의 불가능한 아이들의 게임 중독과 음란물 등 인터넷 중독을 여전히 차단하거나 예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유해사이트 차단 실효성조차 신뢰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유해사이트 차단 우회 접속을 이용해 무력화하는 방법이 청소년들 사이에 이미 널리 퍼져 있고, 네이버 등의 검색 포탈에서 입수한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망차단 서비스를 무력화시키고 음란 사이트와 동영상에 접속할 수 있음을 전산전문가와 함께 확인(위 동영상 참조)했다”며 “네이버에서 ‘유해사이트 차단 우회’ 와 ‘SSL 프록시 * 우회’로 검색하면 7천개 이상의 유해사이트 차단 무력화 방법을 입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SSL 프로토콜의 역기능은 SSL 프록시 서버를 이용해 유해 사이트와 게임 사이트 등을 우회할 수 있다는 것이며, 광고 목적의 SSL 프록시 서버가 우후죽순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보호자의 돌봄이 거의 불가능한 기초생활 수급자에게 제공하는 통신사의 유해사이트 망차단 서비스가 SSL 프록시 사이트를 이용한 유해사이트 우회접속을 검증한 결과, 완벽하게 접속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K사의 ‘안심 등급’ 서비스는 교육 관련 추천 사이트만 접속을 허용한다고 광고하지만, SSL 프록시 사이트가 초등학생에게 결코 교육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접속되어 음란 사이트에 무방비 노출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혈세 40억을 투자하고도 실효성이 없다면 말이 되는가?”라며 “꿈나무인 우리 아이들이 이른바 게임과 음란물 등 ‘정보화 쓰레기’에서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교육부와 교육청은 하루 빨리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당국에서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컴퓨터를 선용하도록 저소득층 정보화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취지와 다르게 여전히 악용되고 있다면 학생들에게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되는 것”이라며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이 있으나마나한 것이라면 사실상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컴퓨터가 아니라 정신과 영혼을 갉아먹는 흉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남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