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로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태세다.
정치권의 예상을 웃돈 형량(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여론의 주의가 환기됐고, 그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었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 등 재판이 진행 중인 이 대표의 다른 혐의들도 부각해 수세 국면을 반전할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유죄 판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탄핵 공세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맞붙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선고 이튿날 민주당이 또다시 장외집회를 연 것을 '판결 불복'이자 '판사 겁박'으로 규정하며 항소심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위증교사 재판을 앞둔 이 대표를 향해 "담당 판사를 겁박하는 최악의 양형 사유가 계속 쌓여가고 있다"며 '법정구속 가능성'을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선고받은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대선 보전금 434억원도 반환해야 한다고 압박할 방침이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달 중 당선무효형 확정 전 가압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회수해야 할 선거자금을 보전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을 경우 민주당의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고 당의 전열을 정비하는 한편, 지지율 반등도 모색할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원내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이후 28일로 예상되는 재표결에서도 이탈표를 최소화할 것으로 자신한다.
김 여사 이슈로 다시 표면화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과 당내 계파 대립도 '반(反) 이재명'을 기치로 한 여권의 단일대오 아래 잠재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또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함으로써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의 지지를 다시 흡수, 20% 안팎으로 떨어진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정부 출범 후 최저치(한국갤럽 기준)를 기록한 당 지지율의 반등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특별감찰관 추진으로 '쇄신'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한 대표를 중심으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공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 대표 측은 전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대표의 제안으로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이 당론으로 채택된 시점에 이 대표의 판결이 나오면서 극적인 대비 효과가 생겼다"며 "한 대표의 활동 공간이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당원 게시판 논란'에서 나타났듯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의 갈등은 여전히 잠복 상태라는 해석이 여전한 데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 관련 폭로가 이어지는 점은 여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