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서울의 중심 한강을 누빌 새로운 수상교통 수단인 '한강버스'가 얼굴을 드러내고 물 위에 처음 몸을 띄웠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에서 '한강버스 안전운항 기원 진수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한강버스 운영 사업자인 ㈜한강버스 관계자들을 비롯해 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 한원희 목포해양대 총장, 박동식 사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진수한 선박은 내년까지 도입 예정인 한강버스 총 12척 중 은성중공업이 건조를 완료한 '누리'다.
먼저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이 선박의 탄생을 알리는 진수선(선박과 연결된 줄) 절단식을 했다. 진수선 절단은 여성이 하는 전통에 따라 68년 서울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인 최호정 의장이 맡았다.
이어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혀 깨뜨리는 '샴페인 브레이킹'이 진행됐다. 배의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전통 의식이다.
마지막으로 김정열 은성중공업 대표이사와 하이브리드 선박 추진체 개발과 제작 등을 맡은 정종택 ㈜카네비모빌리티 대표이사, 선박 설계를 시행한 이재철 ㈜정해엔지니어링 상무 등의 유공자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행사 후 누리호는 크레인에서 내려와 바다 위에 성공적으로 떴다. 오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은성중공업 공장으로 이동해 건조가 완료된 다른 1척의 한강버스 내외부를 둘러봤다. '가람'이란 이름의 이 배는 이틀 뒤 진수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한강에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해 쌍동선(선체가 2개인 배) 형태로 건조됐다. 잠수교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의 높이는 낮게 제작됐다.
디자인 면에서는 일출, 낙조 등 다양한 한강의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도록 흰색 기본 바탕에 청량감 있는 파란색을 그러데이션과 함께 표현했다.
내부에는 한강의 시원한 풍광과 도심 야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파노라마 통창을 적용했다. 좌석은 선내 카페테리아에서 구입한 간단한 식음료를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개인 테이블을 갖췄다. 선박 앞뒤 공간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됐고 4개의 휠체어석도 마련됐다.
특히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건조된 한강버스의 추진체가 배터리 화재로부터 안전하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배터리 시스템 내부 가스 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 과충전 방지,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화재 발생 방지를 위한 4중 안전장치도 갖췄다.
이날 공개된 2척의 선박은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시험과 시운전을 하며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친 뒤 다음 달 말 한강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시범운항까지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정식운항을 시작한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의 추가 선박 4척도 정상적으로 건조해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계획이라고 시는 전했다.
오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에 서니 한강에서의 수상교통 시대가 드디어 개막하는구나 하는 벅찬 감동을 자제할 수가 없다. 직원들이 정말 수고가 많았다"며 "한 손에는 모닝커피, 다른 한 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출근하는 서울시민의 모습을 상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양안의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것"이라며 "한강이 세계에서 가장 즐기기 좋은 강으로, 한강버스가 서울시민이 매일 쾌적하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수상교통 수단으로 거듭나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