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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홍콩 아파트화재 원인 담뱃불 가닥… CCTV엔 흡연 이어 '불이야'

  • 등록 2026.03.20 16:41:16

 

[TV서울=신민수 기자] 지난해 11월 168명이 사망한 홍콩 고층아파트 '왕 푹 코트'(宏福苑) 화재의 원인 규명을 위한 독립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아파트 보수공사 현장의 담뱃불이 발화 원인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영상 증거가 공개됐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싱가포르 연합조보 등에 따르면 독립위원회는 전날 첫 청문회를 열어 법률팀의 개회 진술과 증인 진술을 청취했다.

 

독립위원회를 대표하는 변호사 빅터 도스는 개회 진술에서 화재 원인 조사와 관련해, 초기판단 상으로 발화지점이 아파트 8개 동 중 '왕청 하우스'(宏昌閣)의 104호·105호 밖 채광정(고층건물에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수직으로 뚫어 놓은 통로) 테라스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법률팀은 해당 지점의 콘크리트가 가장 심한 화재 손상을 입은 점, 이후 담배꽁초 두 개·장갑·종이상자 조각 등이 그곳에서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누군가 채광정 테라스에서 흡연하다가 가연물이 타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청문회에서 공개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했다.

 

CCTV 영상에는 화재 발생 당일인 11월 26일 오후 2시10분께 건물 보수공사 시공업체 이름인 '왕입'(宏業)이 적힌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연기를 발견한 한 사람이 "누가 담배로 불을 냈느냐"라고 묻고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동자가 비계(건설 현장에서 고층 작업을 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에 불이 났다고 큰 소리로 외친다.

 

또 다른 영상에는 오후 2시 43분에 왕청 하우스 옥상에서 한 노동자가 흡연하는 모습이 찍혔으나 도스는 이 사람이 화재를 일으켰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부연했다.

 

위원회는 또한 화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가연성 그물망 사용, 화재 경보 시스템 비활성화, 계단 복도의 방화 창문 제거 등을 꼽았다.

 

 

지난해 태풍으로 그물망이 손상되자 시공사가 하청업체에 방화 성능이 낮은 저가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지시한 증거도 확인됐다.

 

또 8개동 중 7개동의 화재경보 시스템이 꺼져있었고, 작업 편의를 위해 계단 복도 창문을 제거하는 바람에 연기와 불길이 건물 내부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밖에 소방호스가 법적 한도인 14일을 넘겨 수개월씩 차단돼있던 것, 창문을 발포 보드로 막아둔 것 등도 참사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당국의 안전점검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주택국이 화재 이전에 그물망 안전 점검을 했으나 점검 날짜와 범위 등을 공사 업체 측에 사전에 알렸고 업체는 일부 보호망을 방화망으로 교체하는 식으로 빠져나갔다.

 

주민들이 공사 노동자 흡연 문제로 영상까지 찍어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으나 노동처는 16차례에 걸친 현장점검 모두 '정당한 사유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도스는 3억3천만 홍콩달러(약 642억원) 규모인 이 아파트 보수공사와 관련해 건축자재의 내화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할 책임을 노동처와 소방처, 주택국 등 관련 당국이 서로 미루고 있다며 "이번 화재는 용납할 수 없는 시스템적 실패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번 화재와 관련해 CCTV 영상과 부동산 관리 문서, 시공업체 대화 기록 등 100만건 이상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청문회는 내달 2일까지 총 8차례 진행되며 위원회는 9개월 안에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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