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검찰이 이재용(55)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불법행위가 없었다는 1심 판단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사실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7일 이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전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에 대해 "검찰 주장을 전면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변호인 측 일방 주장을 채택한 것 아닌가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의) 승계작업에 관련된 대법원판결이 확정돼 있다"며 "그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판단이 다른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2019년 8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의 합병 등은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현안"이라며 "최소 비용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이재용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됐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 회장의 1심 재판부는 지난 5일 "대법원은 이재용의 지배권 강화가 위법·부당하다거나, 합병 과정에서 불법적 방법을 사용했거나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을 위한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해서 그 과정 자체가 법에 어긋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재판부가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을 문제 삼아 일부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 유지 과정에서 충분히 법정 공방이 이뤄졌고, 증거절차가 관련성 있고 위법하지 않다고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배척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 판단과 저희 주장이 어느 점에서 차이가 나는지 면밀히 검토해서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 사건의 항소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