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신민수 기자] 한국 태권도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태권도의 전력 평준화를 뼈저리게 체감했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냈지만, 금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이었다.
노골드 충격 속에 절치부심한 태권도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거머쥐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사실 한국 태권도의 전망은 썩 밝지 않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에 단 4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과 남자 80㎏급 서건우(한국체대), 여자 67㎏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이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으로 파리행 티켓을 확보했고, 여자 57㎏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은 파리 올림픽 아시아 선발전을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막차를 탔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 4명 이하의 선수를 내보내는 건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올림픽 태권도 종목은 메달이 특정 국가로 쏠리는 것을 막고자 2012 런던 대회까지는 국가당 남녀 2체급씩,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됐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체급당 한 명씩 최대 8명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한국은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5명, 2020 도쿄 대회에 6명을 내보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에선 국가별 출전 선수 수에 대한 제한이 풀린 이후 역대 최소인 4명의 선수가 나선다.
물론 이번에 출전하는 네 선수 모두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금메달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박태준은 한국 태권도의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국내 선발전에서 꺾은 차세대 에이스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는 데다 해당 체급엔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 등 강자들이 차고 넘친다.
올림픽 태권도 남자 최경량급인 58㎏급은 변수가 워낙 많은 체급이라는 점도 걸린다.
또한 한국 태권도는 올림픽 남자 58㎏급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이대훈·은메달), 2016 리우 올림픽(김태훈·동메달), 2020 도쿄 올림픽(장준·동메달) 등에서 해당 체급 입상에 성공했으나,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박태준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서건우도 메달 후보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올림픽 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와 동메달리스트 세이프 에이사(이집트)를 차례로 꺾으며 정상에 섰다.
다만 서건우 역시 올림픽 무대는 처음이다.
남자 80㎏급은 전통적으로 한국의 취약 체급으로 꼽히는데, 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이 체급 올림픽 출전권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다빈은 3년 전 아쉽게 놓쳤던 금메달을 파리에서 되찾겠다는 각오다.
도쿄 올림픽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이다빈은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김유진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 5월엔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한국 태권도는 역대 최소 인원으로 올림픽 대표팀을 꾸린 만큼, 단체 훈련보다는 선수별 맞춤 훈련을 통해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은 개인별 작전과 상대 선수에 따른 대처 방법을 짜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달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시차 적응 훈련과 현지 적응 훈련을 병행하기도 했다.
태권도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고,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기력 유지 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파리 올림픽 태권도는 현지 시간으로 8월 7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역사적인 건축물이자 박물관인 그랑팔레에서 열린다.
태권도 종목 첫날인 8월 7일엔 박태준이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8일엔 여자 57㎏급 김유진, 9일엔 남자 80㎏급 서건우가 출격한다.
마지막 날인 10일엔 이다빈이 여자 67㎏초과급에서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