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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설탕부담금, 당 함량 따라 3단계 차등부과…영국 벤치마킹"

  • 등록 2026.04.07 08:21:58

 

[TV서울=이천용 기자] 탄산음료 등의 당 함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나눠 설탕부담금을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관리연구소 교수는 7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를 앞두고 사전 배포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방안' 발제문에서 설탕부담금을 당 함량에 따라 3단계로 차등 부과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100㎖당 당 함량 5g 이상 8g 미만에는 L(리터)당 225원을 부과하고 당 함량 8g 이상에는 L당 300원을 부과하는 안이다. 당 함량 5g 미만 제품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안은 가당음료의 당류 함량에 따라 차등 과세하는 영국의 제도와 동일한 구조다.

 

박 교수는 영국이 2018년 도입한 '소프트드링크 산업부담금'(Soft Drinks Industry Levy)이 성공적이어서 벤치마킹할 수 있다면서 이런 안을 내놨다.

영국의 소프트드링크 부담금 대상은 비알코올 음료 중 제조 과정에서 설탕, 액상과당, 시럽, 꿀 등 단당류와 이당류가 인위적으로 첨가된 모든 음료다. 이는 탄산음료, 과일 맛 음료, 스포츠·에너지음료, 가당 커피·차, 농축액을 포함한다.

부담 의무는 음료 제조업체와 수입업자가 지닌다.

영국에선 제도 도입 후 가당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이 15.5g에서 10.8g으로 감소하는 단기 효과가 있었다.

박 교수는 영국의 설탕부담금 첫해 수입(4천435억원)을 고려해 한국의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규모를 2천276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그는 설탕부담금 도입으로 소아청소년의 가당음료 소비가 감소하고,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담금은 소아청소년 건강증진과 대국민 건강 식생활 캠페인, 비만과 만성질환 연구개발에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 소아·청소년의 비만과 과체중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며 여자보다 남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설탕 공급이 많은 국가의 비만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의 일일 설탕공급량은 140g으로 권장량의 2.8∼5.6배 수준이며 매년 2.2g 증가하는 추세다.

가당음료로 인한 설탕 섭취량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10∼18세다.

청소년은 2017년 이후에는 에너지음료 섭취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설탕에도 담배처럼 부담금을 부과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바 있다.

최성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전망센터장은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해외사례와 시사점' 발표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 형태로 가당음료세를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종량세는 음료에 포함된 당 함량에 따라 부과하는 국가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특정 제품의 소비를 억제하려면 종가세보다 종량세가 효과적이며, 가당음료를 통한 설탕 섭취를 줄이려면 부피 단위보다 당 함량 단위로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당음료에 과세할 때 소비자가 생수 같은 건강한 음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음료군을 동시에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원예경제연구실장은 '설탕부담금 논의와 소비자 인식' 발표에서 설탕부담금 도입 국가는 2024년 기준 116개국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6년 설탕이 첨가된 청량음료에 20% 이상의 설탕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했다고 소개했다.

박 실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가당음료 부담금 찬성은 38.3%, 반대는 40.0%로 의견이 양분됐다.

가당음료 부담금 부과 시 다른 당류식품 소비로 대체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응답자는 68.8%로 높았다.

박 실장은 가당음료 부담금으로 소비자의 소비 변화를 유도하려면 10∼20%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탕부담금은 물가 상승, 형평성 문제 등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소비 구조 변화를 유도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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