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내년 3월 대선을 넉 달가량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기선제압을 위해 치열한 수 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양측이 초반 대비되는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집토끼'로 대변되는 전통적 지지층 총결집에 먼저 나선 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후보는 중도 확장에 방점을 찍고 '산토끼'부터 잡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각 당의 경선 이후 후유증에 따른 '화학적 결합' 여부와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 추이, 높은 정권교체 여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장 내부 지지층 결속이 급선무로 떠오른 모양새다.
이른바 '원팀' 용광로 선대위가 출범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기대 밖 수준에서 맴돌고 있어서다. 선대위 전면 개편론이 힘을 받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선 역벤션 효과'라고 하기엔 지지율 정체가 너무 장기화하고 있다"며 "일단 우리 지지층부터 결집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날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바로 범여권 지지층, 즉 집토끼를 최대한 모아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열린민주당 기반이 소위 친문 강성 지지층인 만큼 일단 여권 핵심 지지기반에 대한 정지(整地) 작업 이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 협상 대표를 맡은 우상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지자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라며 "교착상태에 빠진 대선 구도의 타개책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절차가 본격화하면 물밑에서 검토 중이던 '대사면' 논의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가 여권 통합 해법의 하나로 제안한 당내 대사면론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당의 전통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이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60% 안팎으로, 당내에서는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여권 통합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것을 두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여권 내에서도 강경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중도 확장에는 되레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우상호 의원은 "오히려 지지층 결집이 먼저 돼야 외연 확장의 기반이 마련된다"며 "가능한 올해 안으로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