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변윤수 기자]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이 1일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개인 차량을 이용해 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이 없는 출입구를 통해 심사 법정으로 향했다.
구속 심사를 받는 피의자는 일반적으로 심사 당일 검찰청으로 출석한 뒤 검사실에서 구인장을 집행해 법원으로 호송한다. 그러나 곽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검사실에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통보함에 따라 검찰은 법원에서 곽 전 의원을 만나 구인장을 집행한 뒤 법정으로 데려갔다.
심사는 10시 30분경부터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으며, 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은 시간 또는 이튿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50억 클럽’ 의혹 관련자 중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만큼,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로비 의혹 규명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25억원 가량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 아들에게 지급한 퇴직금 등은 50억원이지만 영장 범죄사실에는 세금을 뗀 실수령액 25억원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출신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경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아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컨소시엄에 자회사를 참여시킨 H건설 최고위층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측에 화천대유와의 컨소시엄을 깨고 함께 하자고 제안하자 김만배씨가 대학 동문인 곽 전 의원에게 부탁해 김 회장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다.
지난 10월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곽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곽 전 의원은 당시에도 검찰에 비공개 소환을 요청한 뒤 별도의 통로로 출석했다.
검찰은 1차 조사를 마친 뒤 곽 전 의원이 퇴직금 수령자인 아들과 말맞추기를 통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추가 조사 없이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