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위 5대 재벌의 계열사가 16년 전과 비교해 2.22배 수준으로 늘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특정 재벌에 경제력 집중이 방치된다면 기술혁신과 시장 활력을 통한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해진다"며 재벌 개혁을 촉구했다.
분석 대상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상위 5대 기업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계열사는 지난해 504개로, 2007년 227개의 2.22배로 늘었다. SK의 계열사는 이 기간 158개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고 롯데(55개), LG(31개), 현대차(28개), 삼성(5개)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부동산·임대업 부문에서는 롯데가 19개로 가장 많은 계열사를 뒀다. 금융·보험·증권은 삼성이 16개로 제일 많으며, 전문·과학·기술·교육·사업 지원 서비스는 SK(30개), LG(21개), 삼성(17개), 롯데(15개), 현대차(4개) 순이다.
경실련은 “재벌들은 내부거래가 용이한 금융업, 건설·부동산·임대업, 전문·과학·기술·교육·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에 중점을 두고 계열사를 확장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부거래가 용이한 업종들은 내부거래를 통해 손쉽게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가능하게 한다”며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으므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폐지되거나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출자총액제한제도, 상호출자제한, 채무보증금지, 지주회사제도 등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정부는 혁신형 경제가 잘 작동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