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
지난해 A씨는 연락두절이던 남편이 교도소에 들어갔다는 갑작스러운 소식과 함께 하루아침에 두 자녀와 살던 집에서 쫒겨나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월세보증금마저 압류당해 갈 곳이 없던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아이들은 이모집에, A씨는 일하던 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이제 고2, 중3이 된 아이들은 이모 집보다는 찜질방에서 자더라도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고 애원했다. 학업에 열중할 나이인 큰 아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에게 아이들과 다시 함께 산다는 것은 기약할 수 없는 꿈만 같았다.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다. 몇 해 전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동생이 이해가 됐다.
그런 그녀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준 것은 광진구 희망나눔팀.
그녀가 동 주민센터의 문을 두드렸을 때, 비록 지금 가진 것은 없더라도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면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구는 지원 가능한 방법을 최대한 물색했다.
먼저 지금 당장 생활비가 없을 만큼 어려운 형편이기에, 긴급복지로 생계비 85만원을 1차로 지원했다. 또한 매월 안정적인 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신청을 하도록 도왔다.
무엇보다 그녀와 자녀들이 가장 바라던 가족이 함께 살 보금자리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희망씨드사업’으로 주거보증금 500만원을 지원받아 마련했다.
또 구는 앞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A씨가 동 주민센터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녀들은 민간기관과 연계하여 청소년특별지원 대상자로 추천해 밀린 교육비 등을 지원 받아 학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주거비를 지원받아 아이들과 함께 살 보금자리로 이사하던 날, 그녀는 자녀들의 손을 꼭 잡고 단잠에 빠져서 행복한 꿈을 꿨다고 한다. 지금 그녀는 기적처럼 다가온 희망에 감사해하며 자녀들과 열심히 새 삶을 일구고 있다.
올해 초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 자살한 송파 세모녀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졌지만 아직도 제도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복지사각지대에서 놓인 저소득 위기가구가 적지 않다.
이에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위기가구를 발굴해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는 광진구(구청장 김기동)의‘희망씨드(Hope Seed)지원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의 특징이 반영된 취약계층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서울시복지재단이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모한 사업으로, 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돼 총 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제도권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위기가구에 의료비, 주거비, 심리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희망씨드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주거비 및 의료비를 최대 5백만원, 심리치료비는 최대 2백만원 한도내에서 지원받게 된다. 특히 의료비는 검진비 및 치과치료를 포함한 비급여 부분까지 지원한다.
이렇게 구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희망씨드사업을 통해 발굴·지원한 저소득 위기가구는 모두 총 51가구. 지원액은 1억 5천여만원에 이른다.
긴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술비용을 마련하지 못했던 29가구에 수술비와 치과치료비를 포함한 의료비 7천9백여만원을 지원하고, 주거비가 없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19가구에는 6천5백여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했다. 또한 심리적 우울증, 자살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가구에는 심리정서치료비 7백여만원을 지원했다.
아울러 구는 더 많은 위기가구를 지원하고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바자회 및 모금사업을 통해 총 2천4백여만원을 모금하는 등 자체적으로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는 지난 6월 건국대학교 병원 앞에서 민·관복지협력기구인 광진구지역사회복지협의체(공동위원장 김기동, 백승완)와 공동으로 개최한‘희망씨드기금 모금 바자회’에 이어 두 번째로 오는 16일‘희망씨드기금 마련을 위한 나눔의 날’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오는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화양동주민센터 1층‘느티카페’에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및 희망씨드사업 후원자,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공연, 이벤트, 먹거리 판매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티켓 판매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 전액은 지역 내 저소득 긴급·위기 가구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희망씨드사업이 사회복지재원과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기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현행 제도권에서 지원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가정에 희망을 틔우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우리구는 절망에 빠져 신음하는 위기가구가 없도록 더 많은 긴급위기가구를 발굴·연계하여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