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 10여일 만에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과거와 절연, 인적 쇄신, 지도체제 개편 등 주요 혁신 방안을 놓고 당내에서 계파를 불문하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혁신위 운명을 결정할 의원총회가 21일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사죄 명시 ▲최고위원회 폐지 및 당 대표 권한 강화 ▲당원소환제 강화 등 지난 9일 출범한 혁신위가 제안한 3가지 혁신안을 논의한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지난 13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하는 한편 당 대표를 국민 여론조사 100%로 선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혁신위 내에서도 의견 일치가 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의총 안건에도 불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혁신안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확인할 예정이지만, 당내 분위기상 혁신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태다.
한 초선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안에 대해 의원들 전체적으로 공감대가 안 생기고 있다"며 "의총이 성토의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를 만들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오히려 국민 보기에 분열된 양상을 보여주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이번 의총에서는 현재의 지도부가 관리형 비대위인 만큼 혁신안 수용 여부를 8·22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에 넘기자는 컨센서스가 형성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위원장이 개인 의견으로 제시한 인적 쇄신 역시 당내에서 수용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자해행위"(나경원), "선거할 때만 쓰고 버리나"(장동혁)라면서 당사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나아가 국민의힘이 다음 달 22일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확정한 것도 혁신위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당권 레이스가 시작되면 당 안팎의 관심이 차기 당권주자 간 경쟁에 집중되면서 혁신위의 쇄신 논의 동력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희숙 위원장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일정이 공지된 것은 혁신위의 엔진을 사실 어느 정도 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당내에선 윤희숙 혁신위가 2023년 지도부· 중진·친윤(친윤석열)계 불출마·험지 출마 등을 요구했다가 조기 해산한 인요한 혁신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윤 위원장은 "의총의 결과를 예단할 필요는 없고, 이번 의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의미를 의원들이 잘 새기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