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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스승의 날 "제자 이름 듣고 곤란해하는 선생님도…"

  • 등록 2025.05.15 07:55:59

 

[TV서울=박양지 기자] '스승의 날'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5월 15일 즈음 이용자가 몰렸던 '스승찾기' 서비스의 인기도 시들하다.

그리운 은사를 보고 싶어 하는 제자는 줄어들고, 자신을 찾는 요청을 달가워하지 않는 스승은 늘어나고 있다. 교사들이 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비율이 낮고 소셜미디어(SNS)가 발달함에 따라 서비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들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사제 간 신뢰가 이전만 못하다고 토로한다. 하늘 같은 스승의 은혜와 끈끈한 사제의 정은 다 옛말이라는 것이다.

◇ 2023년 서울시 스승찾기 정보 제공률 30%

 

2010년대 초반 각 시·도 교육청이 시작한 스승찾기 서비스는 은사의 소식이 궁금한 졸업생이 민원을 접수하면 해당 교사를 찾아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15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스승찾기 신청 수는 2022년 2천107건·2023년 2천54건·2024년 1천548건으로 감소세다.

2023년 상반기까지는 스승찾기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교사에 연락해 개인정보를 제공할지 말지를 물었는데 2023년 정보제공 동의율은 30%를 밑돌았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2023년 하반기부터는 제자 연락처를 교사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후 연락이 성사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 "제자 이름을 듣고 얼른 기억이 나 반응하는 선생님도 있지만 곤란해하거나 하소연하는 선생님도 있다"고 말했다.

콜센터를 통해 스승찾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3년간 초·중등 합쳐 매년 2천 건 미만으로 스승찾기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인천시 교육청의 스승찾기 웹 페이지에서는 교사 이름을 검색할 수 있지만, 개인정보 공개 여부는 교사가 선택한다. 인천시 교육청은 교사 정보 제공률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대전시 교육청은 2023년 8월 스승찾기 서비스를 통해 교사 정보를 알아낸 졸업생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을 계기로 해당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가 5개월 후 재개한 바 있다.

 

◇ "옛날과 지금의 학교는 확실히 다르다"

 

교사들은 학생과 정을 나누는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부산의 3년 차 초등교사 김모(27) 씨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아동 학대 신고 남용, 일부 학생들의 악의적인 행동으로 인해 신뢰가 망가진 지 오래"라면서 "교사에게 학생은 매년 스쳐 지나가는 '고객' 중 한 명이 됐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교실에 있는 전화기에 착신전환을 걸고 내선 번호를 학생에게 알려주거나 업무용 휴대전화·안심번호를 이용하는 동료도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의 6년 차 초등교사 박모(31) 씨는 초임 시절엔 학생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줬지만 학부모 민원만 늘고 정작 학생 연락을 받아 보진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기 말에도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아 실망하며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면 저도 속상하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라면서 "제가 다녔던 학교와 지금의 학교는 확실히 다르고, 사회적 관계를 배우는 학교에서 믿음·연결 같은 작은 가치도 찾기 어렵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서울 소재 남자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5년 차 교사 정모(29) 씨는 "저는 남자 교사라 아무래도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서 졸업생과 연락하는 SNS 계정을 따로 운영하지만, 졸업생이 전화로 돈 꿔달라 한 적도 있고 동료 여자 선생님의 경우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애매한 스토킹 범죄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 또한 관계가 좋지 않았던 졸업생이 연락하면 두렵고 스승찾기 서비스가 선생님들이 여러 위험에 노출되는 서비스라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5년 차 초등교사 한모(29) 씨는 학부모가 교사 연락처를 알아내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 메시지를 돌려보는 건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신저에 옛 학부모 프로필이 뜰 때 저들도 나를 보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 검열하게 된다"면서 "왜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가 소원해졌는지를 생각해 봐야 교육 현장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범죄 위험 등에 교사들 정보 제공 꺼리는 분위기"

 

교사와 학생 간 관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이 학교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고 사회 분위기도 고마움을 표하는 문화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선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사 개인 정보가 딥페이크 등 범죄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청이 하는 스승찾기 서비스라고 해도 교사들은 정보 제공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이어 "교사 대상 마음 건강 실태 조사를 보면 '서이초 사건'(2023년) 이후로 여전히 불안이 높은 상태"라며 "악성 민원 문제를 학교나 교육청에서 전담하거나 소송에 휘말린 교직원을 보호할 방안을 제도화해야 교사가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2023년 대전에서 벌어진 '교내 칼부림' 사건 같이 극단적인 사례라고 하더라도 교사 집단과 사회 전체에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교사들이 학생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을 했지만 요즘은 잘못하면 민원 대상이 되니까 점점 선생님이 학생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인간관계 자체가 희박해지고 선생님에게 감사해하는 풍토가 사라지면 결국 학생 행복도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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