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미얀마 군부가 1일 새벽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군 TV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선거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들을 실행했다”며 “군은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전했다.
앞서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국가고문 아웅산 수치 여사 및 윈 민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구금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새벽 전격 감행된 쿠데타 이후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방송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했다. 수도인 네피도는 물로 최대 도시 양곤의 인터넷 및 전화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1962년 네윈의 쿠데타 이후 53년 동안 지속한 군부 지배를 끝냈으며,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승리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선거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가 860만 명가량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으며, 지난달 26일에는 쿠데타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얀마 군부는 최근 선거부정 의혹 조사를 촉구하며,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엔 및 현지 외교사절단의 우려 표명이 잇따르자 군부는 지난 1월 30일 “헌법을 준수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 했지만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한편, 미국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수치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호주 정부도 “미얀마 군부가 다시 한번 정권을 잡으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수치 고문 및 구금된 지도자들을 신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