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과 만나 환담했다. 두 사람은 과거 예결위원회에서 협상 파트너로서 머리를 맞댔던 인연 등을 거론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172석의 거대 야당 원내대표와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라는 지위로서 만난 만큼, '뼈 있는' 말들도 오가며 은근한 신경전도 펼쳐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장 의원의 예방을 받고 윤 당선인의 취임 축하 메시지가 적힌 축하 난을 선물 받았다. 난에는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축취임(祝就任)'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박 원내대표가 장 의원에게 "어서 오시라"고 인사하자 장 의원이 "아주 좋은 것으로 제가 직접 가서 선택해서 가져왔다"고 화답했다. 장 의원은 이날 과거 민주당 계열 정당들의 당색이었던 녹색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내내 미소를 지으며 인삿말을 나눴지만, 그 사이로는 긴장감이 스쳤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저녁 윤 당선인께 말씀드린 것처럼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기에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그 출발은 국회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그것을 가장 크게 우선적으로 (신경 써달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 역시 "진심을 담아 축하드린다"면서도 "여야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요청에는 "늘 존중하고 의논드리고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약 25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 후 장 의원은 박 원내대표와의 여러 인연까지 거론하며 협치를 호소했다. 장 의원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와는 개인적으로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2018년 예결위 간사를 할 때 신임 원내대표께서는 사실상의 간사를 하셨다. 서로 많은 충돌이 있었지만, 예산안이 통과된 다음에는 신문 헤드라인이 '더불어한국당 예산'이라고 할 정도로 서로 '케미'를 맞췄다"라고 소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추경을 하실 때, 제가 혼자 본회의에서 추경안에 찬성 버튼을 누른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드렸다"며 "문 대통령이 첫 추경 시정연설을 하실 때 저 혼자 일어나 박수 친 적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