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박양지 기자] "비록 졌지만, 부산은 그동안 잘 싸웠습니다."
29일 0시 25분께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투표 결과를 받아 든 1천여명의 시민은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2030엑스포 개최지 발표 순간 극도의 긴장감으로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던 이곳은 이내 적막이 돌았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2030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자 전날부터 이곳에서 5시간가량 혼신을 다해 응원전을 펼친 시민들은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할 말을 잃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쏟아부었던 정성과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에 시민들은 허탈해 했다.
일부 시민은 '아쉽다'는 말로는 허탈감을 표현할 수 없는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모아 "어떻게 하느냐"고 연신 되풀이하고 머리를 감싸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경기 안산에서 왔다는 60대 이시향씨는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기 위해 지인들과 부산을 찾았는데 결과가 너무 아쉽다"며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부산은 앞으로 더 크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 시민들도 너무 크게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40대 정모씨는 "발표 직전에는 너무 긴장해 손이 떨리더라"며 "그래서인지 막상 떨어졌다는 결과를 보니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큰 차이로 졌지만 부산 시민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동안 한 마음을 모았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서로를 위로했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고 말하며 지인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비록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시민들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부산의 값진 도전을 회상하면서 훗날을 기약했다.
김효삼(55)씨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2차 투표도 가지 못해 너무 속상하다"면서도 "그동안 부산 시민과 부산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너무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했다.
이어 "비록 이번에는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지만, 다음 세대와 부산을 위해 다음번에 또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